아이보리코스트 수출업자 협회(GEPEX)가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 한 달 동안 현지 그라인더(분쇄업체)가 처리한 코코아 원두는 총 39,301 메트릭톤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 대비 31.2% 급감했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 코코아 업계는 중간 수확기(mid-crop) 물량 감소와 원두 품질 악화를 이번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했다.
2024/25 생산연도가 시작된 10월부터 7월 말까지 누적 분쇄량은 515,05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536,000톤)보다 4% 줄어 코코아 산업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7월 분쇄량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극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무엇보다도 원두 품질이 문제였다”고 산페드로에 본사를 둔 한 국제 분쇄업체의 이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들어오는 원두는 지방 함량(fat)이 낮고 산도(acidity)가 높아 대량으로 반송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원두 선별 과정에서 상당한 비율을 폐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출업자들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8월 17일까지 아비장(Abidjan)과 산페드로(San Pedro) 두 주요 항구에 도착한 코코아 원두는 총 350,000톤으로, 전년 동기 약 500,000톤 대비 30%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재고가 사실상 바닥난 상태라고 전했다. 한 아비장 소재 분쇄업체 임원은 “우리는 10월 주(主)수확기가 시작돼야 양질의 원두를 확보하고, 월평균 58,000톤 수준의 평상시 가동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즌 초부터 공격적으로 매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코아 그라인딩이란 무엇인가
‘그라인딩(grinding)’은 코코아 원두를 로스팅·분쇄해 코코아 리커(액상), 코코아 버터, 코코아 파우더 등으로 가공하는 1차 공정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추출된 버터와 파우더가 바로 초콜릿, 제과·제빵, 화장품, 건강식품 산업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따라서 분쇄량 감소는 전 세계 초콜릿 공급망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
품질 저하의 배경
올해 아이보리코스트에서 보고된 지방 함량 부족과 고산도 문제는 주로 고온·건조한 기후와 비료·농약 사용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방 함량은 초콜릿의 부드러움과 풍미를 좌우하고, 산도는 보존성과 맛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원두는 분쇄업체에서 대량으로 거절·폐기된다.
세계 시장에 미칠 영향
아이보리코스트는 단일 국가 기준 세계 코코아 생산량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와 함께 글로벌 분쇄량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GEPEX가 집계하는 6대 대형 분쇄업체(Barry Callebaut, Olam, Cargill Inc. 등)의 합산 설비용량은 약 750,000톤에 달한다. 이 가운데 7월 가동률 하락은 공급망·가격 변동성 확대를 예고한다.
향후 전망으로, 업계는 10월 주수확기 이후 원두 품질과 물량이 정상 수준을 회복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일 품질 문제가 계속된다면, 국제 코코아 선물가격의 추가 상승과 초콜릿 업계의 비용 압박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GEPEX는 “현재 분쇄 캐파(capacity) 자체는 충분하지만, 원료 부족으로 설비를 놀리는 상황이 계속되면 기업의 고정비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이보리코스트 정부 및 관련 기관은 농가 교육, 비료 지원, 품질 관리 강화 등 다각적 대응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세한 실행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코아 산업은 전형적인 스프레드 비즈니스로, 원두 가격과 제품 가격 간 차이를 통해 수익을 낸다”며, “원두 품질 저하는 스프레드 축소로 직결돼 수익성에 더 큰 부담을 준다”고 지적한다.
요약하자면, 7월 분쇄량 급감은 공급 차질과 품질 문제가 중첩된 결과이며, 연간 누적 기준으로도 감소세가 확인됐다. 10월 주수확기 이후 원두품질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초콜릿 가격과 관련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