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월가 랠리 동조하며 상승세…중국 부양책·연준 회의 주목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이 13일 오전(현지시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중국 공산당 정치국(폴리트뷔로)이 부동산 부문을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 및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회의를 앞둔 경계 속에서도 투자심리가 개선된 모습이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일 뉴욕증시가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인 데 힘입어 아시아 시장도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됐다. 특히 중국과 홍콩 증시는 각각 1.7%, 3.5% 급등하며 지역 랠리를 주도했다.

연준이 16일(현지시간) 0.25%포인트(25bp)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성명문과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어 17일 ECB, 18일 BOJ 회의가 예정돼 있어 글로벌 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호주 증시: 원자재 강세에 힘입어 반등

S&P/ASX 2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80포인트(0.45%) 오른 7,339.20을 기록하며 장중 한때 7,340.10까지 고점을 높였다. 광산·에너지주가 원자재 가격 급등의 수혜를 받았고, 국내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발표(14일)를 앞두고 관망세가 일부 나타났다.

대형 광산주 가운데 리오틴토BHP 그룹이 약 3%씩 뛰었고, 포티스큐 메탈스는 4% 넘게 급등했다. 우드사이드 에너지·산토스 역시 1% 이상 상승했다. 반면 대형은행주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웨스트팩이 1% 가까이 밀렸다.

한편 리튬 생산업체 코어 리튬(Core Lithium)은 전일 활동 보고서에서 기상 악화에 따른 생산 차질을 밝힌 이후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일본 증시: BOJ 회의 앞두고 차익실현

닛케이225 지수는 오전장 32,605.97로 94.97포인트(0.29%) 내렸다. 전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유입됐으며, BOJ가 정책금리 및 YCC(수익률곡선통제) 전략에 변화를 줄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 도쿄일렉트론이 1% 넘게 밀렸고, 소니·캐논도 약 1% 하락했다. 반면 자동차주에서는 미쓰비시자동차가 6% 급등, 닛산이 4% 이상 오르는 등 상대적 강세가 돋보였다. 은행주는 장기금리 상승 기대에 미쓰비시UFJ·미즈호가 1%대 강세를 이어갔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41엔 초반에서 거래됐으며, 이는 엔화 약세로 일본 수출주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아시아 기타 시장·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홍콩 항셍지수가 3.5% 급등했고, 상하이종합지수도 1.7% 상승했다. 싱가포르·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대만 시장은 0.2~0.9%대의 완만한 오름세를 기록했다. 뉴질랜드 시장만 0.8% 하락하며 역주행했다.

월가에서는 다우지수가 183.55포인트(0.5%) 오른 35,411.24로 2024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0.4%, 0.2% 상승 마감했다.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는데, 독일 DAX는 0.1% 상승했으나 프랑스 CAC40은 0.1% 하락했다.


원자재 시장

국제유가(WTI 9월물)는 배럴당 78.74달러로 2.2%(1.67달러)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수출 감축과 미국 드라이빙 시즌의 수요 증가가 가격을 떠받친 것으로 풀이된다.


용어 해설

폴리트뷔로(Politburo)는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경제·정치·사회 전반에 대한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이번 부동산 지원 강화 방침도 이 기구의 회의 결과다.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 변동을 세밀하게 표시하기 위한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 25bp는 0.25%포인트다.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를 의미하며, 국제유가의 대표적인 벤치마크로 사용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추가 인상보다는 향후 ‘동결→인상 종료’ 시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만약 성명서에서 물가 하락세와 경기 둔화를 동시에 인정하는 뉘앙스가 담길 경우, 채권·주식·원자재 시장에 걸친 ‘리스크 온’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경고 메시지를 반복할 경우, 최근 이어진 증시 상승에 대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매크로 전략가는 “BOJ가 7월 YCC 상단을 미세 조정한 데 이어 추가 완화를 시사할 경우 엔화 약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일본 수출주에는 긍정적이지만, 아시아 통화 전반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중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이 실제 착공·분양 회복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장기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했다.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앙은행 회의 결과와 기업 실적 발표가 교차하는 ‘매크로·마이크로 혼재 구간’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