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관세 협상·실적 시즌 앞두고 강보합…MSCI 지수 4년 만의 고점 근접

■ 아시아 증시 현황과 배경

싱가포르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3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식시장은 월가의 사상 최고치 마감에 힘입어 4년 만의 고점 부근에서 강보합 흐름을 유지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와 더불어 미국과 주요 교역 상대국 간 관세 협상 경과를 주시하고 있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휴장이었던 일본 증시는 주말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연립 여당이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장 직후 급등세를 보인 뒤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국채 시장은 선거 결과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탓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선거 직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총리직 유지를 선언했으나, 집권 기반 약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엔화는 전일 1% 반등한 뒤 147.46엔/달러 수준에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 전문가 진단과 전망

호주커먼웰스은행(CBA)의 크리스티나 클리프턴 이코노미스트는 “이시바 총리의 리더십 약화는 일본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가능성을 열어두며, 이는 엔화와 장기국채 수익률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일본의 재정 지출 우려가 심화될 경우, 장기 국채 수익률과 엔화 가치는 더 하락할 수 있다.” — 크리스티나 클리프턴, CBA

CBA는 또 “대미(對美) 관세 협상에서 EU·일본과의 합의 내용이 달러화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수·통화·채권 동향

MSCI가 산출하는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장 초반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으나, 현재 전일 대비 변동 폭은 제한적이다. 해당 지수는 연초 대비 약 16% 상승했다.

전일 뉴욕증시에서는 S&P 500나스닥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특히 알파벳(구글 모회사)을 비롯한 메가캡 종목이 실적 기대감을 반영하며 랠리를 주도했다.

유로화는 0.5% 상승한 뒤 1.1689달러에서 안정됐다. 유로는 이달 초 기록한 4년 내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 들어 13% 상승하며 관세 불확실성에 흔들리는 달러 자산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달러인덱스는 6개 주요 통화 대비 97.905를 기록하고 있다.

■ 연준 독립성 논란과 통화정책 전망

최근 몇 주간 금융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 훼손 우려, 더 나아가 제롬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파월 의장 경질을 검토하는 듯했으나, 시장 충격을 우려해 일단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22일 Fed 전체 구조와 성과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논란을 더욱 가열시켰다. 시장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지만, 연내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된다면 9월부터 세 차례 연속 25bp(0.25%p)씩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원자재 시장

원유 시장은 관세 갈등 확대 시 수요 위축을 우려하며 하락했다. 브렌트유 9월물은 0.35% 내린 배럴당 68.97달러, WTI 9월물은 0.31% 떨어진 66.99달러다.


● 참고: 주요 지수·용어 해설

MSCI 아시아·퍼시픽 ex-Japan: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산출하는 주가지수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11개국 대기업 주식으로 구성된다.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벤치마크로 널리 활용된다.

S&P 500: 미국 대형주 500종목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 주가지수이며, 미국 경제 전반을 대표하는 지표로 통한다.

달러인덱스(DXY): 달러를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대비 가중평균한 지수로,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측정한다.

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나 수익률 변동을 나타내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p를 의미한다.


■ 기자 시각

이번 주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관세 협상 데드라인(8월 1일)빅테크 실적 발표다. 협상이 타결되면 달러 약세·위험자산 강세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으나, 결렬 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Fed 독립성 훼손 논쟁이 지속될 경우, 신흥국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변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