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글로벌 시가총액 판도는 지난 20년 동안 석유·중공업 중심에서 인공지능(AI)·IT 기업 위주로 급변했다. 2005년만 해도 엑손모빌(3920억 달러)과 제너럴일렉트릭(3750억 달러)이 정상을 지켰으나, 2025년 현재 그 자리는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 AI 선도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닷컴(NASDAQ: AMZN)은 약 2조 3200억 달러의 시가총액으로 3조 달러 문턱까지 29%P 남겨두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 탓에 연초 이후 주가가 횡보 중이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AI 수요 급증, AWS 성장 재가속, 디지털 광고 고공 행진이라는 ‘삼각 성장 엔진’이 작동 중이다.
◆ 관세(타리프) 불확실성의 그림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추진 중인 대중(對中) 추가관세 정책은 아마존 전자상거래 부문에 즉각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아마존 전체 판매 단위(unit sales) 가운데 62%를 차지하는 제3자(타사) 판매자 대부분이 중국에서 상품을 조달한다. 최근 합의에 따라 최소 30%의 관세가 부과되고 일부 품목은 이를 상회한다. 실제로 2분기 실적은 매출 1677억 달러(전년 대비 13%↑)에도 불구, 3분기 가이던스상 영업이익이 ‘정체(Flat)’로 제시돼 투자자 불안을 증폭시켰다.
용어 설명 관세(Tariff)는 특정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물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부과율이 높아지면 수입 원가가 상승해 판매자·소비자 모두 가격 부담이 커진다.
◆ AWS, AI 수요로 재부상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전체 매출의 19%만 차지하지만, 영업이익의 58%를 책임지는 ‘알짜 부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AWS는 1분기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 점유율 32%로 1위를 지켰으며, 매출 310억 달러(전년 대비 18%↑)를 기록했다.
앤디 재시(Andy Jassy) 최고경영자는 6월 간담회에서 “생성형 AI 서비스·애플리케이션 1000여 개가 이미 개발·운영 중이며, 앞으로 그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AWS 이용 고객은 아마존 AI 솔루션의 ‘잠재적 수요자’이므로, AI가 차세대 매출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용어 설명 생성형 AI(Generative AI)란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도록 훈련된 인공지능 모델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이미지 생성 모델(Diffusion Model)이 있다.
◆ ‘광고 황금알’… 두 자릿수 고성장
아마존 광고 부문은 2분기 매출 157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 급증하며 회사 내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초기에는 검색광고(Search Ad)에 집중했으나, 현재는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라이브 스포츠·파이어 TV(Fire TV)·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루쿠(Roku), 디즈니와의 최근 제휴로 미국 커넥티드 TV(CTV) 가구 80% 이상에 도달하게 돼, 향후 광고 노출·매출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 3조 달러 로드맵
현재 주가 수준에서 시가총액 3조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약 29%의 추가 상승이 필요하다. 월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2025년 매출 7080억 달러, 5년간 연평균성장률 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매출비율(P/S)이 현행 3배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연 매출 9140억 달러만 달성해도 3조 달러 시총이 가능하다.
아마존은 과거 10년간 매출을 561% 확대했고, 가장 최근 분기에도 13% 성장세를 보였다. 주가순이익비율(P/E)은 33배로 S&P 500 평균 29배 대비 다소 높지만, 10년간 주가 상승률은 719%로 S&P 500(202%)을 크게 초과했다. 이는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 기자 관전평
① AI 퍼스트 전략을 명확히 구체화한 AWS는 이미 ‘견고한 현금창출원’에서 ‘성장 촉진제’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 ② 전자상거래 부문이 관세·물류 비용에 취약한 반면, 클라우드·광고 비중 확대는 이익 구조를 방어하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③ 광고 부문은 OTT·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빅테크 가운데 가장 넓은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클릭스트림과 구매 데이터라는 ‘폐쇄형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보유한 점이 큰 강점이다.
결과적으로 인공지능 호황이 지속되고, 관세 리스크가 완화되며, 디지털 광고 점유율이 확대된다면 아마존은 2028년보다 앞서 ‘3조 달러 클럽’ 입성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 경쟁사(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AI 투자 속도, 소비 경기 둔화 등은 변수로 남는다.
◆ 투자자 참고사항
모틀리풀(월가 리서치 업체)은 10선 종목에서 아마존을 제외했으나, 그 자체가 아마존 투자 배제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단기 관세 이슈로 주가가 정체돼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AI·클라우드·광고 성장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다. 중장기 포지션을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밸류에이션과 리스크를 균형 있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