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AMZN)이 미국 내 물류·운송 부문 직원들의 평균 총 보상을 시간당 3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2026년부터 의료보험 본인 부담금을 대폭 낮추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 3,400억 원) 이상을 투입한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번 투자로 평균 시급을 23달러 이상으로 인상하고, 정규직 근로자의 연간 임금을 평균 1,600달러가량 추가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직원들이 생활비 상승 압박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고 강조했다. 특히, 2026년부터 입문급 의료보험의 주당 본인 부담금을 5달러로 낮추고, 병원·약국 방문 시 코페이(정액 본인 부담금) 역시 5달러로 균일화한다. 이는 현재 대비 34% 인하된 수준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150만 명 이상의 정규직 및 시간제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추수감사절·연말 쇼핑 성수기에는 단기 계약직과 독립 계약자를 대규모로 추가 채용한다. 이번 임금·복지 패키지는 우선 미국 내 물류창고(풀필먼트 센터)와 운송 네트워크 인력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풀필먼트 센터’란?
전자상거래 업체가 주문을 접수한 뒤 보관·포장·배송 전 과정을 처리하는 대규모 물류 허브를 뜻한다. 국내에서는 ‘물류 거점 창고’ 정도로 번역된다. 아마존은 북미 전역에 수백 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노동 현안과 안전 이슈
작년 연말, 아마존 미국 물류센터 7곳에서는 노조 측이 임금·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일시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회사가 교섭 테이블에 앉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고, 아마존은 “직원 안전과 복지는 최우선 과제”라고 맞섰다.
이어 2024년 12월, 아마존은 미국 노동안전보건청(OSHA)과의 합의를 통해 모든 미국 시설에 근골격계 부상 방지 대책을 도입하기로 약속했다. 이전까지 반복적 굴곡·무거운 중량물 취급으로 인한 요통 사례가 빈발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전문가 시각 및 파급 효과
노동경제학자들은 “시간급 23달러는 미국 연방최저임금(7.25달러)의 세 배 이상이며, 소매·물류업계 전반에 임금 상향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한다*1. 또한, 의료보험 본인 부담금 5달러는 일반 고용시장 평균(10~30달러)을 크게 밑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10억 달러 투자는 단기적으로 비용 상승 요인이다. 그러나 낮은 이직률·생산성 향상·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장기적인 총주주수익률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진 의견: 이번 조치는 전방위 인플레이션·주거비 급등, 그리고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현상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물류 네트워크의 효율성 유지가 매출 성장률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숙련 노동자를 붙잡아 두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실제 임금 인상 효과가 파트타임·시즌AL(계절직)까지 고르게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2026년 의료보험 개편 시기까지 물가가 추가로 상승하면 체감 혜택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향후 노조와의 협상 과정에서 이번 임금·복지 정책이 교섭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안전 문제와 근무 속도 규제 등 구조적 과제를 병행 해결해야 ‘고용친화적 기업’ 이미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주석
*1 :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