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com Inc.)이 당일(同日)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장한다고 밝히자, 월가에서는 DoorDash와 Instacart의 경쟁력이 약화될지 여부를 놓고 엇갈린 분석이 제기됐다.
2025년 8월 1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육류·유제품 등 신선 식료품을 대상으로 하는 당일(同日) 배송 서비스를 즉시 1,000개 이상 도시로 확대하고 연말까지 2,300곳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같은 발표는 아마존 프라임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외연을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한 주(8월 11~15일) 동안 DoorDash 주가는 4%, Instacart 주가는 14% 각각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월마트(Walmart)도 3% 넘게 조정을 받았다. 투자자들이 아마존의 공격적 행보가 식료품 배달 시장의 판도 자체를 흔들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다.
“아마존 뉴스로 인한 CART(Instacart)와 DASH(DoorDash)의 매도세는 과도했다. 온라인 침투율이 여전히 확대될 여지가 크고, 리테일러들이 플랫폼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
라는 견해를 내놓은 이는 월가 리서치 기관 번스타인(Bernstein)의 애널리스트 즈한 마(Zhihan Ma)다. 그는 Instacart와 DoorDash가 시장 점유율을 방어할 충분한 공간이 있다고 판단한다.
Instacart의 경우, 무료 배송 임계값(Free Shipping Threshold)을 낮추면 신규 수요층을 흡수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Ma 애널리스트는 대형 소매사와의 파트너십, 구독 번들, 귀중한 데이터 자산 등을 강점으로 꼽으며 “Costco·Kroger와 같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유통업체 입점 폭이 넓다는 점이 아마존 대비 차별화된 경쟁 우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DoorDash에 대해서도 주가 조정 이후 매수 기회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1DoorDash 주가는 2025년 들어 48%나 상승한 상황이나, Ma는 목표주가를 310달러로 제시해 현재가 대비 25% 추가 상승 여력을 전망했다. Instacart에 대해서도 목표주가 63달러를 제시하며 43%의 업사이드가 가능하다고 봤다.
이와 유사한 결론을 낸 곳은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다. 애널리스트 리 호로위츠(Lee Horowitz)는 “해당 신제품이 단기적으로는 식료품 배달 파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들은 선호하던 오프라인 매장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Instacart·DoorDash를 계속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Same-Day Delivery(당일 배송): 주문한 상품을 주문 당일에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물류 서비스.
- Online Penetration Rate(온라인 침투율): 특정 상품·서비스 매출 중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
- Third-Party Delivery Service(3자 배달 플랫폼): DoorDash·Instacart처럼 소유 재고 없이 플랫폼만 운영하며 다수 소매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기존 리테일 채널이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물류 효율화뿐만 아니라 콘텐츠·멤버십·가격 정책의 동시 다변화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아마존 프라임의 락인(lock-in) 효과가 강해질수록, 다른 리테일러들은 플랫폼 협업을 통한 네트워크 확장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DoorDash·Instacart에 대한 리테일 파트너 의존도는 중장기적으로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국 소비자 물가가 안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배송료 인상 압박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마진 정상화 가능성도 긍정적이다. 아마존의 공격적 투자가 단기적 가격 경쟁을 유발하더라도,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 3자 플랫폼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아마존은 자체 물류망과 데이터, 프라임 생태계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 단가 경쟁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우위에 있다. 이에 따라 DoorDash·Instacart가 차별화 카드를 얼마나 빠르게 제시하느냐가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