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Citigroup)이 골드만 사스(Goldman Sachs) 출신 베테랑 데이비드 프리드랜드(David Friedland)를 북미 투자은행(IB) 커버리지 공동대표(Co-Head of North America Investment Banking Coverage)로 영입했다.
2025년 7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씨티그룹 글로벌 뱅킹 부문 수장 비스 라가반(Vis Raghavan)은 사내 메모를 통해 이 같은 인사를 공지했다.
프리드랜드는 골드만 사스에서 28년 가까이 근무하며 파트너(Partner) 지위에 올랐고, 가장 최근에는 크로스 마켓 그룹(Cross Markets Group) 책임자를 맡았다. 그는 이번 인사로 씨티그룹에 합류해 옌스 벨터(Jens Welter) 기존 공동대표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골드만 사스에서의 주요 경력
프리드랜드는 M&A(인수·합병)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 왔다. 골드만 사스 내에서 크로스 마켓 그룹의 글로벌 M&A 헤드를 맡았고, 부동산·게임·숙박·소비재·리테일 섹터 자문을 두루 책임졌다. 크로스 마켓 그룹은 1각 산업 담당 그룹과 시장 담당 그룹 간 교차 협업을 촉진하는 조직으로, 복잡한 딜 구조를 요구하는 중견·대형 고객을 전담한다.
“28년에 걸친 골드만 사스 경험은 고객 중심 사고와 복합 산업 이해를 모두 갖춘 리더십을 보여 준다” – 씨티그룹 내부 메모 중
씨티그룹 투자은행 부문의 전략적 맥락
비스 라가반 대표는 1년여 전 제이피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에서 씨티그룹으로 이적한 뒤 투자은행 수수료 수입 확대를 의사결정 핵심 목표로 삼아 왔다. 그는 작년 이후 수차례 대형 인재 영입을 단행하며 ‘공격적 스카우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 씨티그룹은 제프 스튜트(Jeff Stute)를 북미 헬스케어 M&A 담당 부회장(Vice Chair)으로 채용했다. 스튜트는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Perella Weinberg Partners)와 제이피모건에서 30여 년간 활동한 베테랑이다.
또한 지난달에는 드라고 라이코비치(Drago Rajkovic)를 JPMorgan에서 영입해 M&A 공동대표(Co-Head of M&A)로 선임했다. 이처럼 씨티그룹은 섹터별·제품별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잇달아 확보해, 팬데믹 이후 둔화됐던 딜 파이프라인을 재구축하고 있다.
전문적 분석 및 업계 영향
기자 분석에 따르면, 프리드랜드 영입은 씨티그룹의 북미 M&A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퍼즐의 마지막 조각’과도 같다. 골드만 사스와 JP모건이 전통적으로 점유해 온 대형 거래(Deal) 독점 구도를 흔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동산·게임·소비재 등 코로나19 이후 구조적 변화가 큰 산업에서 씨티그룹이 공격적인 자본 조달 및 딜 자문을 주도할 경우, 수익성 개선과 리그테이블 상위권 진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릴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프리드랜드가 골드만 사스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씨티그룹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전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그가 크로스 마켓 그룹에서 보여 준 ‘산업 간 시너지형 딜 구조화’ 경험이 씨티그룹의 크로스보더 인수·합병 역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씨티그룹은 2023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평면형(flat) 조직 구조’로 개편했다. 이번 인재 영입이 새 조직 체계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투자은행 부문이 전사 수익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씨티그룹에게, IB 역량 강화는 곧 주주가치 제고와 직결된다.
용어 해설
파트너(Partner): 월가 대형 투자은행에서 ‘파트너’ 직위는 법적 파트너십 구조와 무관하게 최상위 보상·의사결정권을 부여받는 엘리트 그룹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1% 미만의 직원만이 해당 지위에 오른다.
크로스 마켓 그룹(Cross Markets Group): 금리·외환·주식·채권 등 여러 자본시장 상품을 결합해 거래를 설계하는 조직이다. 전통적 섹터커버리지 조직을 넘어 복합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커버리지(Coverage): 산업·지역·제품 라인별 고객을 전담해 관계 관리 및 딜 발굴을 총괄하는 조직 또는 담당자를 의미한다.
리그테이블(League Table): 투자은행의 거래 자문 실적을 순위화한 표로,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씨티그룹은 이번 인사 발표와 함께 “고객 중심 혁신과 북미 시장 리더십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최고 인재를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씨티그룹의 잇단 ‘빅 네임’ 영입이 하반기 북미 M&A 거래 회복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