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증시는 지난주 금요일 4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월요일(12일) 장에서는 글로벌 기술주와 금융주의 힘을 동력으로 하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8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자국 대표지수인 스트레이츠 타임스 지수(STI)는 전 거래일 대비 18.32포인트(−0.43%) 하락한 4,239.83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4,240포인트 지지선 바로 아래에서 마감한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위험 선호 심리를 되찾고 있어 싱가포르 시장에도 재차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본 기사에서 언급되는 STI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에 상장된 대형주 30종목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지수로, 싱가포르 경제의 온도계를 가늠하는 핵심 벤치마크다. 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와 같이 부동산 투자신탁이 포함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REIT는 투자자들이 상업용‧주거용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을 배당 형태로 받을 수 있게 설계된 상품으로, 배당 성향이 높아 방어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금요일 장 마감 동향
금요일 싱가포르 증시는 부동산주가 약세를 주도했으며, 금융과 산업 섹터는 혼조세를 보였다. 대표 종목별 등락률은 다음과 같다.
CapitaLand Ascendas REIT −0.37%, CapitaLand Investment −0.36%, City Developments −1.40%, DBS Group +1.99%, DFI Retail Group +0.29%, Genting Singapore −1.32%, Hongkong Land −0.32%, Keppel DC REIT +0.43%, Keppel Ltd −0.81%, Mapletree Pan Asia Commercial Trust −0.75%, SingTel −0.75%, Mapletree Industrial Trust −0.50%, OCBC(Oversea-Chinese Banking Corporation) −1.76%, SATS −0.31%, UOB(United Overseas Bank) −0.31%, Seatrium Limited +0.42%, SembCorp Industries −13.85%, Singapore Technologies Engineering −2.36%, UOL Group −0.85%, Wilmar International +0.34%, Yangzijiang Financial −1.52%, Yangzijiang Shipbuilding +1.06%. CapitaLand Integrated Commercial Trust, ComfortDelGro, Mapletree Logistics Trust, Thai Beverage, Frasers Centrepoint Trust는 변동 없음.
특히 DBS Group은 은행주 전반의 강세에 힘입어 2% 가까이 상승하며 눈길을 끌었다. 반면, SembCorp Industries는 14% 가까이 급락해 투자자 경계를 자아냈다. 이는 최근 에너지 사업부문의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증시 흐름과 전망
미국 뉴욕증시는 금요일(9일)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206.97포인트(+0.47%) 오른 44,175.61, 나스닥지수는 207.32포인트(+0.98%) 급등한 21,450.02, S&P500지수는 49.45포인트(+0.78%) 오른 6,389.45를 각각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나스닥 +3.9%, S&P500 +2.4%, 다우 +1.4%로 낙관적 분위기가 이어졌다. 기술대장주인 애플(AAPL)은 향후 4년간 미국 내 인프라 및 연구개발에 $6,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공개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컴퓨터 하드웨어 지수가 1.4% 상승했고, 은행·오일서비스·브로커리지·네트워킹 섹터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변수, 대(對)러시아 에너지 제재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배럴당 63.91달러로 0.05% 소폭 상승에 그쳤다.
용어 해설
1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텍사스 서부에서 생산되는 경질유로서, 국제 원유 가격의 대표적 벤치마크다. 유황 함량이 낮고 가벼워 정제 효율이 높다는 점에서 브렌트유와 함께 글로벌 거래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2 REIT는 상업용 빌딩·물류센터·데이터센터·호텔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임대료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싱가포르 증시는 아시아에서 REIT 상장 비중이 가장 높은 시장 가운데 하나로, 배당수익률이 5~7% 수준으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 진단 및 향후 관전포인트
현지 브로커리지 필립증권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되고, 애플을 비롯한 미국 대형 기술주의 공격적 투자 계획이 발표된 점은 아시아 전반에 위험자산 선호를 촉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STI가 4,200선 밑으로 밀릴 경우 기관의 차익매물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단기적 지지선이 공고해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월요일 개장 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변수는 DBS·OCBC·UOB로 대표되는 싱가포르 3대 은행의 주가 흐름이다. 최근 국제 결제은행(BIS)이 자본적정성 상향 권고안을 제시한 가운데, 싱가포르 은행들은 높은 보수적 대손충당금 정책으로 안전자산 선호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REIT 섹터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 초반에서 하향 안정화될 경우, 배당 메리트가 부각돼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 반면 에너지·원자재 관련주는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어 변동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글로벌 증시가 위험선호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는 한 싱가포르 증시는 단기적으로 4,300~4,350포인트까지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 다만 4,400포인트 이상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돼 추가 상승 여력은 미지수라는 평가가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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