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넷 주얼러(Signet Jewelers Ltd., NYSE: SIG)가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순손실 규모를 전년 대비 크게 줄이고 향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이번 발표로 회사는 경기 변동성 속에서도 사업 구조조정과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이 효과를 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2025년 9월 2일,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시그넷 주얼러는 2분기 순손실 91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억 150만 달러 손실에서 9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주당순손실(EPS)은 0.22달러로, 전년 동기의 2.28달러 손실 대비 개선됐다. 회사 측은 “디지털 브랜드 관련 비현금성 손상차손 2.01달러와 구조조정 비용이 포함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조정 영업이익(Adjusted Operating Income)은 8,540만 달러로, 전년 동기 6,860만 달러 대비 24.4% 늘었다. 조정 주당순이익(Adjusted EPS)은 1.61달러로, 시장 전망치(1.24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기존 사업의 원가율 개선, 운영 효율화, 고객 데이터 활용 극대화 덕분이라는 것이 회사 측 분석이다.
매출과 동일 점포 매출 추이
2분기 총매출은 15억 달러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동일 점포 매출(Same Store Sales) 또한 2.0% 상승해 북미 보석 소매 시장의 선방을 보여줬다. 동일 점포 매출은 기존 매장을 기준으로 한 매출 변화를 측정해 체인 확장 효과를 배제하는 지표다*1.
Joan Hilson 최고운영·재무책임자(COO & CFO)는 “2분기 실적과 3분기 전망, 그리고 현재 관세 환경을 반영해 2026 회계연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다”며 “소비 심리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자사 주식 환매 효과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2026 회계연도 가이던스 상향
시그넷 주얼러는 2026 회계연도 조정 EPS 전망치를 8.04~9.57달러로 올렸다. 기존 가이던스(7.70~9.38달러) 대비 상·하단 모두 상향된 수치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도 66억 7,000만~68억 2,000만 달러로 조정, 이전 예측 범위(65억 7,000만~68억 달러)를 소폭 높였다. 이는 하반기 시즌성 수요와 온라인 채널 강화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0.32달러의 3분기 현금 배당을 승인했다. 배당금은 2025년 11월 21일 지급되며, 기준일과 배당락일은 2025년 10월 24일이다. 안정적 현금흐름과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가 반응 및 시장 평가
실적 발표 직후 프리마켓 거래에서 시그넷 주가는 5%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디지털 전환 비용을 감내하면서도 마진을 방어했다”며 “미국 금리 고점 국면에서도 고가 보석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소비 둔화 가능성을 리스크로 지목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결혼·약혼 수요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는 “데이터 기반 맞춤형 마케팅과 옴니채널 경험 강화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보석 리테일 업계는 일반적으로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사치재’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시그넷 주얼러는 인수합병(M&A)과 브랜드 세분화 전략을 통해 경기 변동성을 완화해 왔다. 필자는 특히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과 실험실 재배(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의 확대가 마진율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주목한다.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원가 절감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한 2026 회계연도에 전망되는 EPS 범위는 시장이 회사의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온라인 전환 효과를 측정할 핵심 잣대가 될 것이다. EPS 상단(9.57달러)을 달성하려면 동일 점포 매출 성장률이 최소 2~3%대를 유지하고, 매출총이익률 개선이 지속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시그넷 주얼러는 이번 분기에 ‘비용 효율화 + 브랜드 다각화’ 전략이 성과를 거두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반기 휴가 시즌과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이 예정돼 있어 매출 모멘텀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거시경제 변수와 소비자 취향 변화에 대한 예의주시가 요구된다.
*1 동일 점포 매출(Same Store Sales): 신규 매장·폐점 효과를 제외하고, 일정 기간 동안 운영된 기존 매장의 매출 변화를 측정해 실제 성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