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외 거래에서 급등락 주도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엔페이즈에너지·캘메인푸즈 등

미국 증시 애프터마켓(장-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 에서 반도체·재생에너지·식품 종목이 일제히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로,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3분기 가이던스(전망) 하단이 실망감을 주면서 주가가 9% 넘게 급락했다.

2025년 7월 2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외에도 코스타그룹(CoStar Group), 엔페이즈에너지(Enphase Energy),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 캘메인푸즈(Cal-Maine Foods), SAP 등이 시간외 거래에서 각각 엇갈린 흐름을 기록했다.


■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아날로그 및 임베디드 프로세싱(Embedded Processing)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이 회사는 2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월가 컨센서스를 상회했지만, 3분기 매출 가이던스 하단이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주가가 9% 이상 하락했다. 최근 3개월 동안 46% 급등했던 점을 고려하면 차익실현 심리가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코스타그룹
온라인 부동산 마켓플레이스 기업 코스타그룹은 2분기 주당순이익(EPS) 17센트, 매출 7억8,130만 달러로 FactSet 집계치(14센트, 7억7,220만 달러)를 모두 넘어섰다. 이에 따라 주가는 시간외에서 1% 상승했다.

■ 엔페이즈에너지
마이크로인버터 기반 태양광 시스템 기업 엔페이즈에너지는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으나, 3분기 매출 전망(3억3,000만~3억7,000만 달러)이 LSEG 컨센서스(3억6,800만 달러)와 비슷하거나 낮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 인튜이티브서지컬
로봇 수술 시스템 ‘다빈치(Da Vinci)’를 보유한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주당 2.19달러, 매출 24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LSEG 추정치(주당 1.92달러, 매출 23억5,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1% 하락했다.

■ 캘메인푸즈
미국 최대 계란 생산 업체 캘메인푸즈의 2025 회계연도 4분기 EPS는 7.04달러로 전년 동기 2.32달러 대비 대폭 증가했다. 매출 역시 11억 달러로, 전년 동기 6억4,080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산란계(레이어 헨) 수가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는 회사 측 설명도 주가를 4% 가까이 끌어올렸다.

■ SAP
독일계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미국 예탁증권(ADR)은 2분기 매출 90억3,000만 유로를 기록했으나, 이는 LSEG 예상치(90억8,000만 유로)에 소폭 못 미쳤다. 결과적으로 주가는 2% 하락했다.


※ 용어 설명
애프터마켓(After-hours trading)은 정규장(09:30~16:00, 뉴욕증권거래소 기준) 종료 이후 전자거래 시스템을 통해 매매가 이뤄지는 시간을 말한다. 거래량이 적어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기업의 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Analog chip)란 연속적 신호(온도·소리·빛 등)를 전압·전류 등으로 변환·처리하는 칩을 의미한다. 디지털 칩 대비 공정 미세화 압박이 덜해 경기 변동에 비교적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의미*
이번 시간외 급등락은 실적 자체보다 향후 가이던스가 주가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특히 반도체·재생에너지 업종은 전방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재고 관리에 따라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캘메인푸즈처럼 경기와 무관한 필수소비재 기업이 이익률을 극대화한 사례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을 시사한다.

한편, SAP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달러 대비 유로화 변동과 북미 시장 성장률은 글로벌 소프트웨어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향후 연준(Fed)의 금리 정책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스탠스가 주요 IT 대형주의 실적 프레임을 결정할 가능성도 높다.

*본 문단은 기사에 제시된 수치를 바탕으로 한 전반적 시장 해석이며, 특정 종목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