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경제가 2025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4% 성장했다.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국가통계청(Statistical Office of Slovakia)이 14일(현지 시각) 발표한 잠정치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수치는 시장 컨센서스와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분기 대비(seasonally adjusted, 계절조정) 성장률도 0.1%에 불과해 경기 확장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전분기 대비 0.1% 성장이라는 결과는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 기록으로 평가된다. 통상 분기 대비 성장률은 단기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번처럼 0%대 초반에 머무는 경우 경기 모멘텀 상실 신호로 해석된다.
국가통계청은 보도자료에서 “투자(고정자본형성)와 가계소비가 성장의 주된 동력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세부 수치는 제공되지 않았다.
이어 발표된 고용 지표도 주목된다. 2025년 2분기 슬로바키아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0.1% 증가했으며, 계절조정 기준으로는 전분기보다 0.2% 늘어났다. 고용이 플러스 영역을 유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GDP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노동시장 회복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경제 지표 전문 용어 해설
GDP(국내총생산)는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에서 새롭게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부가가치를 의미한다. 전년 동기 대비(year-over-year) 증감률은 장기적 추세를, 전분기 대비(quarter-over-quarter) 증감률은 단기 경기 흐름을 살피는 데 활용된다.
계절조정(seasonally adjusted)은 부활절·연말 소비처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요인을 제거해 경제지표 변동성을 완화하는 통계 기법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추세 파악이 가능하다.
경제 회복력에 대한 우려 확대
슬로바키아는 2023~2024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유럽 주요국 금리 인상,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 등 복합 충격 속에서도 완만한 플러스 성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5년 들어 유럽 전역에서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슬로바키아 역시 성장 속도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특히 0.4%라는 전년 대비 성장률은 중동부 유럽(Central and Eastern Europe, CEE) 평균보다 낮다. 이는 자동차·전기차 배터리 등 제조업 의존도가 높고, 대외 수요 변화에 취약한 산업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완화 스탠스, EU 구조·회복기금의 집행 속도, 국내 투자 인센티브 조정 등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무역 의존도가 높은 슬로바키아의 특성상, 독일·프랑스 등 주요 교역국 경기 회복이 동반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 진단과 전망
브라티슬라바 현지 이코노미스트들은 공통적으로 “투자와 내수가 성장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재고 축적과 수출 부문의 부진이 총수요를 제약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고금리 여파로 기업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한 상황에서, 민간 부문 설비투자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물가 상승률이 2024년 8%대에서 2025년 들어 5% 이하로 둔화됐음에도, 실질 임금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 가계 소비 회복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2025년 하반기 EU 경기 반등 여부, 중앙은행의 정책 금리 경로, 그리고 유럽 공급망 재편 속 슬로바키아 제조업의 경쟁력 유지 전략이다. 만약 주요 파트너국의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슬로바키아 성장률은 1%대에 머물 것이라는 보수적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결론
슬로바키아는 2025년 2분기에 0.4%라는 저조한 전년 대비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투자와 가계소비가 성장세를 떠받쳤지만, 외부 수요 부진과 생산 비용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뚜렷이 느려지고 있다.
앞으로 발표될 3분기 GDP 선행지표와 제조업 PMI가 경기 바닥 확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책당국은 재정·통화정책 조합을 통해 내수 안정, 기업 투자 활성화, 노동시장 회복을 동시에 꾀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투자자·기업·가계 모두가 불확실성의 늪 속에서 향후 성장 경로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