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MRO 업사이클 분석] 글로벌 투자은행 스티펠(Stifel)이 이스라엘의 TAT 테크놀로지스(TAT Technologies)와 미국의 VSE 코퍼레이션(VSE Corp)에 대해 새롭게 ‘매수(Buy)’ 의견을 제시하며 두 기업이 ‘강화된 장기 호황(stronger for longer)’ 국면에 진입한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의 직접적인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보도에 따르면, 스티펠은 TAT 테크놀로지스의 목표주가를 44달러, VSE의 목표주가를 199달러로 각각 제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전 세계 항공교통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항공기 생산은 공급망 차질로 제한돼 기존 항공기 기단이 노후화되고 정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는 항공기·엔진·부품을 대상으로 한 정비·수리·점검 전 과정을 의미한다. 항공기는 제조 이후 평균 20~30년을 운항하는데, 주기적 MRO가 필수적이므로 항공사와 부품업체 모두에게 안전 확보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중요한 비즈니스다. 최근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가 V자 반등을 보이는 가운데, 조립 라인 병목현상으로 신규 기체 인도에 차질이 이어지면서 MRO 산업의 구조적 성장세가 부각되고 있다.
1. TAT 테크놀로지스: 장기 계약 기반의 안정적 성장
TAT 테크놀로지스(나스닥: TATT)는 열교환기·환경제어시스템(ECS) 등 특수 부품 제조에서 시작해 최근 항공 MRO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스티펠은 “대규모 장기 백로그가 매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구(舊) 사모펀드 지분 정리로 오버행(overhang) 리스크가 제거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모국인 이스라엘에서 미국으로 본사 이전(redomiciliation)을 추진해 투자자 접근성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스티펠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제품 믹스 개선, 규모의 경제(operating leverage), M&A를 통한 시너지로 마진 확대 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하며 글로벌 항공사·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의 협업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2. VSE 코퍼레이션: 순수 항공 부품 유통사로 변모
VSE(나스닥: VSEC)는 그동안 국방·정부 계약을 포함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운영해왔으나, 최근 수년간 순수 항공 애프터마켓 부품 유통 및 MRO 서비스 기업으로 체질을 전면 전환했다. 스티펠은 “VSE의 통합 플랫폼은 OEM 친화적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을 위한 볼트온(bolt-on) 인수합병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통합 플랫폼이란 부품 조달·창고·물류·정비를 단일 창구로 묶은 서비스 체계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항공사는 가동률(稼動率)을 높이고 자본지출을 줄일 수 있어 공급망 다변화 요구에 부합한다. 스티펠은 “VSE가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할 경우 마진율 개선과 시장점유율 상승을 동시에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 업계 전망 및 투자 포인트
“우리는 TATT와 VSEC 모두 두 자릿수 유기적(organic)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며, M&A를 통해 추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믿는다.” — 스티펠 애널리스트 발언
글로벌 항공 데이터 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상업용 항공기 평균 기령(機齡)은 12.3년으로 10년 전 대비 1.8년 상승했다. 이는 정비 주기 단축과 부품 교체 수요 급증을 뜻한다. 스티펠은 에어버스·보잉 모두 공급망 병목으로 연간 인도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기단 노후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관점에서 MRO 업체들은 장기 계약 기반의 안정적 현금흐름과 애프터마켓(Aftermarket)의 높은 진입장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단가가 높은 엔진·구조부 정비 부문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은 가격 전가력이 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방어적 성격을 띤다. 이에 따라 TAT 테크놀로지스와 VSE는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품질주(quality stock)’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 용어 해설
MRO: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의 약자. 항공기, 엔진, 부품의 예방정비와 고장 수리, 전면 분해·점검을 포함한다.
Aftermarket: 기체 출고 이후 운송·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서비스·부품 시장을 지칭한다. 제조사 대비 영업마진이 높고 계약 기간이 길어 안정적인 수익원이 된다.
오버행(Overhang): 대주주 지분 매각 가능성 등으로 주가 상승을 억제하는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볼트온 인수(Bolt-on Acquisition):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규모가 작은 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는 전략이다.
5. 전망과 리스크 요인
향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리스크로는 ① 항공교통 수요 둔화, ② OEM 부품 공급 정상화로 인한 정비 간격 확대, ③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항공사 비용 부담 등이 꼽힌다. 그러나 스티펠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항공기 운항 편수 증가와 기체 노후화가 맞물려 MRO 수요가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을 유지했다.
한편, 두 기업 모두 다변화된 고객군과 매출 지역 분산을 토대로 거시경제 충격 완충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TAT 테크놀로지스와 VSE는 2026회계연도까지 평균 EBITDA 마진 2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자료: 스티펠 리서치, 2025년 9월)
© 2025 Investi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