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CEO, “초저가 항공 모델 지속 가능하지 않아”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 최고경영자(CEO) 스콧 커비(Scott Kirby)가 초저가항공(ULCC·Ultra-Low-Cost Carrier) 모델의 한계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커비 CEO는 2024년 9월 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 주최 글로벌 에어로스페이스 서밋(Global Aerospace Summit) 기조연설에서 해당 발언을 내놨다.

2025년 9월 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커비 CEO는 “초저가항공 모델은 한때 ‘흥미로운 실험’이었으나 소비자들이 이미 투표로 실패를 선언했다”며 “ULCC 모델은 더 이상 생존 가능한 전략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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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견해는 지난달 2년 만에 두 번째로 파산보호(Chapter 11)를 신청*한 스피릿항공(Spirit Airlines)의 사례를 거론하며 더욱 힘을 얻었다. 스피릿항공은 1차 구조조정에도 재무 체력을 회복하지 못해 또다시 법원 보호를 받아야 했다.

“ULCC 모델은 흥미로운 실험이었지만, 소비자들이 지갑으로 투표한 결과, 해당 실험은 실패했다.” — 스콧 커비 CEO


ULCC 모델이란 무엇인가?

ULCC(초저가항공) 모델은 항공권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대신 기내 수하물, 좌석 지정, 기내식 등 대부분의 부가 서비스를 유료화해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한국 저비용항공사(LCC)와 유사하지만, ULCC는 서비스 축소 폭과 수수료 의존도가 훨씬 극단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커비 CEO는 이 같은 구조가 “단기적으로는 고객 유인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 심화와 고객 불만 상승, 유가 변동 등으로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시각 — 왜 지속 가능하지 않은가?

첫째, 소비자 경험 악화다. ULCC는 잦은 지연·결항, 좌석 간격 축소 등으로 항공여행의 기본 가치를 희생한다. 둘째, 비용 구조 취약성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초저가 운임만으로는 손실을 상쇄하기 어렵다. 셋째, 경쟁 격화다. 기존 풀서비스항공사(FSC)가 할인 운임을 공격적으로 내놓을 경우, ULCC의 가격우위가 희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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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비 CEO는 “유나이티드항공은 서비스 품질과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해 장기적 수익성을 도모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는 단순 운임 경쟁이 아닌 가치 기반 경쟁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다.


스피릿항공 파산보호 재신청이 주는 시사점

스피릿항공은 2024년 이미 구조조정을 마쳤음에도, 유동성 부족으로 불과 12개월 만에 2차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초저가 운임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과 극단적 비용 절감을 반복한 결과,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커비 CEO는 이를 “시장의 명확한 경고”라고 규정했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무조건 싼 항공권이 아니라, 합리적 가격과 안정적 서비스가 공존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과 업계 과제

커비 CEO의 발언은 미국 항공업계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 재검토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초저가 전략을 채택한 일부 항공사는 사업전략 수정 또는 전략적 인수·합병(M&A) 검토에 나설 수 있다.

반면, 풀서비스항공사들은 네트워크 확대·서비스 고급화·디지털 전환을 통해 차별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비대면 서비스탄소중립 등 새로운 소비자 요구가 등장하면서, 단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가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ULCC 모델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시장 내 비중이 축소되고, 중·고가 서비스와 하이브리드 모델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 Chapter 11: 미국 연방파산법 11장에 따른 기업 회생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