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런던—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제임스 불라드(James Bullard)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의 면담 결과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불라드 전 총재와 약 두 시간 동안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며 그의 통화정책 전문성, 학문적 배경, 그리고 연준 내부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강조했다. 베센트 장관은 “그의 세인트루이스 연은 경험은 어떤 후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불라드 전 총재는 전날 로이터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현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의 임기가 5월에 끝나면 중앙은행 수장직을 맡을 의향이 있음을 밝히며 이미 베센트 장관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수호하고, 물가를 낮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연준의 독립성을 확고히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베센트 장관의 통화·물가 인식
베센트 장관은 런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만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문제로 인식한다면, 우리는 연준의 금리 인상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곧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정책과 재정 흐름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신규 관세를 통해 재정을 확보하고 있다며, “많은 수출업체들이 관세를 ‘떠안고 있다(eating the tariffs)’”고 표현했다. 이 발언은 관세가 수입업체나 소비자에게만 전가되지 않고 수출 측에서도 일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 해설: 연준 의장 인선 절차
미국 대통령은 4년 임기의 연준 의장을 지명하고,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이는 통화정책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의회의 견제를 통해 중앙은행 독립성을 보장하려는 장치다. 차기 의장 후보로 언급되는 제임스 불라드는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를 지내며 ‘점진적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기대 관리’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용어 풀이
• 기축통화(reserve currency) : 국제 무역과 금융 거래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통화. 현재 달러화가 대표적이다.
• 연방준비제도(Fed) : 미국의 중앙은행 체제로, △연방준비이사회(Board of Governors)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으로 구성된다.
• 세인트루이스 연은 : 12개 지역 연은 중 하나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본부를 두며 연구 기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 영향 및 전망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베센트 장관의 발언을 “통화 긴축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불라드 전 총재가 의장에 오를 경우 데이터 기반의 점진적 금리 인상과 물가 안정 우선 기조가 재차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카고 소재 자산운용사 이코노미스트는 “불라드가 의장이 되면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경기민감 업종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뉴욕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압박과 금리 인상이 겹치면 기업 실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의 미묘한 거리
통상적으로 미국 재무부와 연준은 독립된 기능을 수행하지만, 이번처럼 재무장관이 차기 의장 후보 면접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전문가들은 “행정부와 중앙은행 간 ‘미묘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가능성”을 경계한다.
향후 일정
• 2025년 5월: 파월 의장 임기 만료
• 2025년 1분기: 백악관, 공식 의장 지명 가능성
• 2025년 상반기: 상원 인준 청문회 예상
편집자 관전 포인트
미 재무부가 관세 수입, 인플레이션 둔화를 동시에 언급한 가운데 차기 의장으로 누가 낙점되느냐에 따라 달러 방향성·글로벌 자금 흐름·신흥국 통화안정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 기사는 로이터통신 원문을 정식 번역·재구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