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1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뚜렷한 주가 변동성이 나타났다. 특히 인공지능(AI)‧헬스케어‧반도체 등 시장의 핵심 테마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며 초대형주(메가캡)와 대형주(라지캡)는 엇갈린 주가 흐름을 기록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오라클(ORCL)과 아바고 테크놀로지스(AVGO)였다. 반면,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업계 선두주자인 시놉시스(SNPS)는 투자등급 하향 조정 여파로 급락세를 기록했다.
1. 메가캡(Market Cap 2,000억 달러 이상) 주요 변동
오라클 +37.75%, 아바고 +8.49%, 엔비디아 +4.06%, AMD +2.85%, 팔란티어 +3.13%, 애플 -3.29%, 아마존 -3.01%, 애보트 -2.84%, 세일즈포스 -2.47%, 알리바바 -2.31%
오라클은 AI 기반 헬스케어 혁신을 위한 ‘센터 오브 엑설런스’(Center of Excellence) 출범 소식이 전해지며 무려 37% 이상 폭등했다. 해당 조직은 전자의무기록(EMR), 의료影像 분석, 환자 데이터 예측 모델 등에 특화된 연구개발 허브로, 클라우드 인프라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의료 시스템과 연동하는 것이 목표다. 애널리스트들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와 세일즈포스 의료 솔루션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바고 테크놀로지스(AVGO)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칩 수요 증가 기대감 속에 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버티컬 통합’형 반도체 플랫폼 전략이 결실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NVDA)도 4%대 오름세를 보였다. 최근 중국 수출 규제 이슈로 한 차례 조정을 받았으나, 차세대 H200/H300 GPU 라인업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다는 소식이 반등을 이끌었다. 반면, 애플(AAPL)과 아마존(AMZN)은 각각 3% 내외 하락했다. 웨드부시는 애플 목표주가를 270달러로 유지하며 ‘상향 여력’(upside potential)을 언급했지만, 하드웨어 성장 둔화 우려가 단기 매물을 자극했다.
2. 라지캡(시가총액 100억~2,000억 달러) 주요 변동
QMMM -55.55%, 시놉시스 -35.15%, CoreWeave +18.32%, Chewy -17.22%, Rubrik -14.60%, Bloom Energy +13.33%, Vertiv +10.55%, BeiGene -10.75%, Trade Desk -11.23%, Vistra +8.13%
이번 장에서 가장 큰 충격은 시놉시스(SNPS) -35%였다. 베어드가 ‘아웃퍼폼’에서 ‘뉴트럴’로 등급을 낮춘 이유는 ‘디자인 IP(지식재산권) 부문의 성장 둔화’였다. 디자인 IP는 반도체 업체가 회로 설계를 외부에 라이선싱하는 사업으로, 팹리스(fabless) 수요와 직결된다. 애널리스트는 “차세대 공정 전환이 늦어지면서 IP 로열티 성장이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코어위브(CoreWeave)는 18% 이상 급등했다. 자사 AI 클라우드 플랫폼이 엔비디아의 최신 GPU 대량 수주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블룸에너지(Bloom Energy) 또한 그린수소 파일럿 프로젝트 진척으로 13%대 상승했다.
3. 미드캡(시가총액 20억~100억 달러) 동향
KindlyMD -38.43%, NextDecade -17.72%, Globalstar -12.95%, Soleno -12.19%, Applied Blockchain +11.02%, Upstart -10.17%, Zai Lab -8.94%, Core Scientific +9.67%, Cipher Mining +10.19%, Mensis +10.35%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주는 극단적인 양극화를 보였다. KindlyMD는 일본 비트코인 업체에 최대 3,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자회사 발표 후 -38% 폭락했다. 한편, Applied Blockchain과 Core Scientific은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상승 수혜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NextDecade가 리오그란데 LNG 4호기 최종투자결정(FID) 이후 17% 이상 밀렸다. 통상 FID 이후에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Buy the rumor, sell the news)는 차익실현 흐름이 나타난다.
4. 스몰캡(시가총액 3억~20억 달러) 이슈
Vimeo +60.81%, Epsium -63.38%, Potbelly +31.44%, WhiteFiber +28.33%, Diginex +25.00%, Travere +25.00%, Daktronics +21.06%, Flame Acquisition +18.39%, Solaris +17.35%, UniFuels -15.08%
동영상 플랫폼 비미오(Vimeo)는 전일 대비 60% 급등하며 스몰캡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회사 측은 뚜렷한 재무‧영업 공시 없이 “시장 변동성에 대한 설명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만 밝혔으나, 일부 개인투자자 포럼에서 ‘AI 기반 영상 편집 툴 탑재’ 루머가 퍼지며 급등을 뒷받침했다.
포트벨리(Potbelly)는 미국 주유소 체인 레이스트랙(RaceTrac)에 5억 6,600만 달러에 인수된다는 소식으로 31% 상승했다. 해당 거래는 2026년 1분기 마감 예정이다. 반면, Epsium Enterprise는 거래소의 변동성 경고 공시 직후 63% 폭락했다.
시장 전문가 의견 및 용어 설명
• AI 센터 오브 엑설런스(CoE)*란 기업이 특정 기술의 연구개발(R&D)·전략·프로토타입을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허브 조직을 뜻한다. 오라클은 CoE를 통해 의료 데이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결합, 전자의무기록(EMR) 처리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 디자인 IP는 반도체 칩 설계에서 사용되는 회로 블록을 말한다. 팹리스 업체가 칩을 빨리 출시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IP 라이브러리가 필수다. 성장 둔화는 팹리스 신규 제품 출시 지연으로 이어져 관련 기업의 로열티 매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 FID(최종투자결정)Final Investment Decision은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의 착공 여부를 최종 확정하는 절차다. FID 이후에는 투자자가 정보를 선반영한 뒤 차익을 실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 참여자들은 “AI·반도체·클라우드 등 성장 산업에 대한 선별적 매수와, 금리 고점 인식 속에서 방어적 차익실현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30%대에서 횡보 중이며, 연방준비제도(연준) ‘점도표(dot plot)’ 재확인 전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오라클 CoE가 상용화 단계에서 실제 매출 기여도를 높일 수 있을지 여부다. 둘째, 시놉시스의 디자인 IP 부문 실적이 TSMC·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제작 일정과 어떤 상관관계를 보일지, 셋째, 비미오 급등이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스몰캡 시장의 투자심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문가 A씨는 “패시브 지수자금이 메가캡으로 쏠리는 가운데 중소형주는 개별 호재‧악재에 따라 주가 변동이 더욱 클 것”이라며 “ETF·인덱스 전략과 개별 종목 집중 투자 간 바벨 전략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은 “실시간 속보 알림 서비스 ‘Investing Pro’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시가총액 변동과 기업공시 정보를 신속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