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인력 20% 감축…AI 집중 전략 본격화

소프트뱅크 그룹이 자사 비전펀드 조직 인력의 약 20%를 감축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AI)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려는 전략적 전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구조조정은 비전펀드가 최근 2021년 6월 이후 가장 강력한 분기 실적을 기록한 직후에 단행됐다.

비전펀드는 NVIDIA CorporationAlibaba Group을 비롯한 주요 기술주에서 얻은 평가이익 덕분에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인 소프트뱅크 그룹은 인력 재배치를 통해 AI 중심의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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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비전펀드에는 전 세계적으로 300여 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감원은 2022년 이후 세 번째로 단행되는 구조조정”

이라고 확인했다.

비전펀드란 무엇인가

비전펀드는 2017년 출범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특화 투자펀드로,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 등에서 출자받아 약 1,000억 달러 이상을 운용해 왔다. 글로벌 스타트업과 대형 기술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 발굴에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감원의 배경: AI로의 방향 전환

창업자이자 회장인 손정의 회장은 여러 차례 “소프트뱅크의 존재 이유는 AI 혁명에 있다”라고 강조해 왔다. 이번 감원은 인적·물적 자원을 AI 투자, AI 칩, 생성형 AI 서비스 등 미래 성장 분야로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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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투자 손실 축소와 비용 절감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인재 유출과 장기적 네트워크 약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다만 재무적 관점에서는 운용 보수가 줄어드는 만큼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 시각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들은 “AI 분야 선점은 거대 자본과 데이터, 알고리즘을 모두 확보한 소수가 승자독식 구조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며, 소프트뱅크의 집중 전략이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통적 경영 원칙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펀드 내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희생할 경우, 리스크 분산 효과가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인력 감축이 단기적으로는 조직 슬림화에 기여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비전펀드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딜 소싱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함의적으로 이번 발표는 ‘투자펀드에서 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소프트뱅크의 큰 그림을 재확인시켜 준다. AI 중심 경영 기조가 실적 개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질지, 혹은 투자 다각화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지는 향후 분기 실적이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