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본사를 둔 여행 예약 플랫폼 ‘클룩(Klook)’이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며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을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8월 1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은 클룩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과 함께 미국 기업공개(IPO)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익명을 요구했으며, 거래 진행 상황이 비공개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소식통은 1거래 규모가 약 5억 달러(약 6,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2최대 올해 안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시기와 조달 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1. IPO·자금조달 배경
“미국 IPO 시장은 최근 기술 기업 실적 호조와 무역 협상 진전에 힘입어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Bullish와 디자인 소프트웨어 Figma 등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 정부 시절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위축됐던 분위기를 되돌려 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클룩은 2014년 설립 이후 2023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업 모델은 전 세계 여행객에게 입장권·현지 투어·교통 패스 등을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Booking.com, TripAdvisor, 중국의 Trip.com, 한국의 야놀자 등과 경쟁 중이다.
2. 주요 투자자·지분 구조
클룩의 초기부터 참여한 유력 투자자로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과 골드만삭스가 있다. 2024년 2월에는 유럽 사모펀드 비트루비언 파트너스(Vitruvian Partners)가 주도한 라운드에서 1억 달러를 추가 조달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IPO가 성사되면 시장 평가가 구체화될 전망이다.
투자은행 측은 “코멘트할 사안이 없다”며 공식 입장을 거부했다. 판매 주체가 신주 발행이 될지, 아니면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 매각이 병행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 용어·배경 설명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일반 투자자에게 처음으로 주식을 공개·판매해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다. 상장 기업은 공시 의무가 강화되고, 투자자는 기업가치 상승 시 주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투자은행(IB)은 기업공개 시 인수단(언더라이터)으로 참여해 발행가 산정,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주식 배분 등을 담당한다. 이번 건에서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JP모건은 모두 월가의 ‘빅3’로 꼽히는 글로벌 IB다.
소프트뱅크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통신·투자 지주사로, 대규모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비전 펀드’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클룩은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실적 개선이 빠른 사례로 평가된다.
4. 시장 분석 및 전망
미국 증시에서 여행·레저 업종은 경기 민감도가 높지만, 팬데믹 이후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회복하며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특히 온라인 기반 플랫폼 기업은 고정비 부담이 낮아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다.
클룩이 5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경우, 아시아 여행 스타트업 가운데 2023~2025년 최대 규모 IPO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의 아시아 디지털 여행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연준(Fed)의 통화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변동 등 거시 변수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수 있다. 클룩은 흑자 전환으로 재무 안정성을 과시했지만, 경쟁 심화와 소비 둔화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
5. 향후 일정·관전 포인트
① SEC(미 증권거래위원회) 예비심사 – 상장 문서 제출 후 재무·지배구조 투명성 점검을 거쳐야 한다.
② 밸류에이션 확정 – 기관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 범위가 제시된다.
③ 상장 당일 주가 흐름 – 실적·성장성에 대한 시장 평가가 즉각적으로 드러난다.
시장에서는 “아시아 여행 플랫폼 최초의 빅사이즈 뉴욕 상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투자은행·벤처캐피털의 회수(Exit)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클룩의 사례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스타트업에 미국 자본 시장 직행 전략이 얼마나 유효한지를 보여줄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