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고공행진‧연준 9월 금리 인하 기대…‘트럼프 리스크’ 여전

ORLANDO, Florida—제이미 맥기버(Reuters) 기자가 전하는 Trading Day 컬럼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을 분석한다. 12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증시는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를 바탕으로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예상 범위 안에 머무르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압박이 고조되며 긴장감도 여전하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증시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을 상대로 제기할 수 있다고 밝힌 소송 가능성, 그리고 그가 민간 기업 및 정부 기관에 가해온 정치적 압력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맥기버 기자는 이날 칼럼에서 라틴아메리카 통화가 올해 눈부신 초강세를 보인 배경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브라질 헤알화와 멕시코 페소 등 고수익 통화의 ‘캐리(carry)’ 매력이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주요 시장 동향

• 외환: 달러화는 연준의 조기 완화 기대가 강화되며 0.5% 하락했다.
주식: 일본 Nikkei 225, TOPIX, 호주 ASX, 미국 S&P 500, 나스닥, MSCI ACWI 모두 사상 최고치 경신. Russell 2000은 3% 급등하며 5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종: S&P 500 11개 전 업종 상승. 통신서비스(+1.8%)가 주도했고, 유나이티드항공(+10%), 델타항공(+9%) 등 항공주가 급등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최근 일주일간 30%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채권: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bp 하락, 30년물은 4bp 상승해 수익률 곡선이 한 달 만에 가장 가팔라졌다.
원자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1.2% 하락해 배럴당 63달러선에 근접했다. 수급 불확실성과 15일 알래스카에서 예정된 트럼프–푸틴 회담 관망세가 반영됐다.


시장 화두와 정치 리스크

1) 장기물 금리 상승·수익률 곡선 스티프닝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가 확정적이라기엔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한 결과다. 특히 대통령의 간섭으로 연준 독립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장기물 보유 심리가 약화됐다. 전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스티븐 미란 전 재무부 고문은 “연준의 독립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2) 트럼프의 경제개입 가속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워싱턴 연준 본부 리모델링과 관련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또 그는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전격 해임하고, 인텔NASDAQ:INTC 최고경영자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전날 골드만삭스 경영진을 향해 ‘관세 영향 분석이 잘못됐다’며 질타했다.

3) 주가 랠리의 새 동력: AI‧M&A
인공지능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AI가 알파벳NASDAQ:GOOGL의 크롬 브라우저를 3,450억 달러 전액 현금에 인수 제안한 소식은 기술주 강세를 자극했다. CPI가 ‘적정’ 수준을 유지하며 금리 인하 기대가 더해진 것도 위험자산 선호를 부추겼다.


라틴아메리카 통화, 고수익 ‘캐리’가 마중물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경제 규범을 뒤흔든 2025년,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 비트코인 급등, 미국 증시 사상 최고 등 예상을 깨는 변화를 목격했다. 여기에 라틴아메리카 통화의 초강세가 추가됐다.

멕시코 페소는 연초 ‘30% 관세’ 우려로 취약 통화로 분류됐고, 브라질 헤알화 역시 재정 불안으로 상방이 제한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MSCI 인터내셔널 EM 라틴아메리카 통화지수는 2009년 출시 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연초 대비 20% 상승했다. 반면 아시아 신흥국 통화지수는 7%대 상승에 그쳤다.

“라틴 통화는 올해 실질 기준으로 5% 이상 가치가 올라 10년 평균 대비 과대평가 영역(2.2% 고평가)에 진입했다”—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

캐리(Carry) 효과가 주된 배경이다. 캐리란 보유 통화의 이자수익과 차입 통화의 비용 차이를 말한다. 브라질 기준금리(Selic)는 15%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를 감안해도 실질금리는 10%에 가깝다. 멕시코도 1년 새 325bp를 인하했지만 여전히 미국 연방기금금리 대비 330bp 높다.

외환시장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헤알화와 페소는 ‘고수익‧저비용’의 이상적 조합이다. 올 들어 헤알화는 14%, 페소는 12%, 콜롬비아 페소는 정치 불안에도 10% 상승했다. UBS와 바클레이스는 “미국이 완화에 나서도 브라질과 멕시코의 실질 금리 격차가 유지될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추가 상승 여력 제한?

다만 상반기 급등으로 하반기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EM 현지통화 채권은 달러 기준 12% 수익률, EM 주식은 16% 수익률로, 달러표시 채권(+7%), 미 회사채(+5%), 미 국채(+4%), 미 주식(+8%)을 모두 앞질렀다.

8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 결과, ‘가장 큰 포지션 증가’가 신흥시장(EM)이었으며, EM 자산은 현재 가장 과대비중 상태다. 반대로 ‘가장 큰 매도 포지션’은 달러였다. 과도한 한 방향 쏠림은 변동성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관세 변수도 잊어선 안 된다. 아시아에 집중된 관심과 달리 브라질은 미국행 상품에 50%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 양국 협상은 결렬됐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200년 만에 최악”이라고 평했다. 멕시코는 3개월 ‘휴전’을 얻어 USMCA를 지키고 30% 관세를 피했지만, 최종 합의 전까지 불확실성은 지속된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2.0 시대는 투자자에게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했다. 라틴 통화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 연준 정책, 트럼프의 통상 공세, 각국 정치 변수에 달려 있다. 투자자라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내일 체크할 주요 일정

• 중국 텐센트·레노버 실적 발표
• 태국 기준금리 결정
• 일본 8월 단칸 서베이, 7월 생산자물가
• 미 연준 연설: 토머스 바킨(리치먼드), 오스틴 굴스비(시카고), 라파엘 보스틱(애틀랜타)
• 캐나다 중앙은행 의사록

※ 본 기사는 로이터 통신의 제이미 맥기버 기자 칼럼을 번역·정리한 것이며, 내용은 로이터 뉴스의 편집 방향과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