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급 증가 속 설탕 선물가 4년 만에 최저

[시장 개요] 글로벌 설탕 가격이 또다시 급락했다. 18일(현지 시각) 뉴욕 ICE 원당(10월물, #11) 종가는 전일 대비 1.03% 하락한 15.36센트¹*로, 근월물 기준 4년 3개월 만의 최저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런던 ICE 백설탕(12월물, #5) 역시 0.98% 떨어진 453.70달러/톤으로 마감하며 4년 만의 바닥을 새로 썼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이 늘리는 공급 기대와 투기세력의 공매도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수확량 증가가 국제 시세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브라질發 공급 충격] 브라질 설탕·에탄올 산업협회(UNICA)는 8월 하순(16~31일)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8% 급증한 387만2,000t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가운데 54.20%가 설탕용으로 배정돼, 전년 48.78%보다 높았다. 다만 2025/26 누적 생산은 가뭄 여파로 1.9% 감소한 2,675만8,000t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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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국 변수] 글로벌 2위 생산국인 인도도 시장에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프랑스계 무역사 Sucden은 인도가 2025/26년 생산분 중 400만t을 에탄올로 전환하더라도 잉여물량이 남아 최대 400만t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이전 전망 200만t). 인도 기상청(IMD)이 집계한 6월~9월 누적 몬순 강수량은 875.3㎜로 평년 대비 8% 많아 풍작 기대를 높인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도 2024/25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t을 기록했다고 발표, 세계 3위 생산국 역시 공급 확대에 합류했다.

[펀드 포지션과 기술적 요인] 투기성 자금의 공매도도 가격 압력으로 작용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COT 보고서(9월 9일 기준)에 따르면, 펀드 순숏은 전주 대비 32,849계약 늘어난 182,608계약으로 약 6년 만의 최대 규모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향후 단기적 쇼트커버링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으나, 현재로선 하락 추세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국제 수급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공급 부족을 23만1,000t으로 제시했으나, 직전 시즌(-488만t) 대비 크게 개선될 것이라 봤다. 생산은 1억8,060만t(+3.3%), 소비는 1억8,080만t(+0.3%)로 모두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영국계 상사 Czarnikow는 6월 30일 리포트에서 750만t 잉여를 점쳤고, 미국 농무부(USDA) 5월 보고서는 2025/26 생산을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t(+4.7%)로 예상해 가격 하방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브라질 정부 전망] 브라질 농업통계국(CONAB)은 8월 19일 2025/26 생산 전망치를 4,450만t으로 3.1% 하향 조정했다. 이는 7월 잠정치(4,591만t)에서 줄어든 수치지만, 미국 FAS가 예측한 4,470만t과는 유사하다. 지난해(2024/25) 생산은 가뭄·폭염으로 3.4% 감소한 4,411만8,000t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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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종류 해설] #11#5는 각각 원당(Raw Sugar)과 백설탕(White Sugar) 선물의 국제 표준 계약번호다. #11은 뉴욕 ICE에 상장되며 주로 원료용 사탕수수·설탕 거래에 이용된다. #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고 정제 설탕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 투자자들은 통상 CFD(차액결제거래)나 ETF를 통해 두 지수를 간접 매매한다.

[전문가 진단] 시장에서는 “브라질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에 더 집중하고, 인도·태국도 기상 호조로 증산에 나서면서 공급 사이클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이미 ‘6년 최대’로 쌓인 펀드 순숏 규모가 역풍을 맞을 경우, 단기 급등이 나타날 수 있어 변동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에디터 코멘트] 필자는

“ISO와 USDA 전망 간 괴리가 커 투자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연말 라니냐 가능성과 브라질 북동부 강수 패턴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설탕 가격이 이미 4년 저점 부근에 근접한 만큼, 제한적 반등 시 단기 매매 전략을 검토할 만하다.

¹뉴욕 ICE 10월 원당 선물 종가(15.36¢/파운드) 기준. 환산 시 약 338달러/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