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런던 원당 선물 가격 동향
뉴욕 ICE 10월 인도분 원당 #11(SBV25)은 전일 대비 -1.66% 하락한 -0.28센트를 기록했고, 런던 ICE 10월 인도분 백설탕 #5(SWV25)는 +0.51%(+2.50달러) 상승 마감했다. 뉴욕 상품시장에서의 가격 약세는 화요일 기록한 2개월 최고가를 배경으로 나타난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설탕 시장은 브라질의 공급 감소 우려와 투기적 포지션 변화라는 두 가지 상반된 변수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롱 청산 압력이 강해지기 전까지 설탕 가격은 브라질 생산 감소 전망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브라질 사탕수수 재배 농가의 수확량 감소로 2025/26년 사탕수수 생산량이 6억 톤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브라질 정부 산하 작황 예측 기관 코나브(Conab)가 발표한 6억6,340만 톤 전망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투기적 포지션도 가격 등락폭을 키우는 요인이다. 8월 5일 기준 CFTC 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들의 뉴욕 원당 선물 순숏 포지션은 전주 대비 25,923계약 늘어난 151,004계약으로 약 6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규모 숏 포지션은 향후 단기간에 쇼트 커버(숏 청산) 랠리를 촉발할 수 있는 불안 요소다.
반면, 최근 일부 공급 확대 시그널은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7월 31일 브라질 설탕산업협회 유니카(Unica)는 7월 상반월 센터-사우스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제당소의 사탕수수 분쇄량 중 설탕용 배분 비율은 전년 50%에서 54%로 상승했다.
“인도 정부가 10월 시작되는 새 마케팅 연도(2025/26)에 설탕 수출을 허용할 것이라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는 곧 추가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8월 4일 기준 인도 누적 몬순 강수량은 500.8mm로 평년 대비 4% 많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는 2025/26년에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맹은 6월 2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3,5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추산한 2024/25년 5년 최저치(2,620만 톤) 대비 강한 회복세다.
올해 7월 초까지 설탕 가격은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에 눌려 뉴욕 선물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런던 백설탕은 4년 최저치까지 후퇴한 바 있다. 국제 상사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공급이 8년 만에 최대인 750만 톤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만 톤, 최종 재고를 7.5% 증가한 4,118만 톤으로 예상했다.
다만 브라질의 기후 악재는 공급 과잉 논리를 완전히 확인하기 어렵게 만든다. 유니카는 7월 중순까지 집계한 2025/26년 누적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9.2% 감소한 1,565만 톤이라고 밝혔다. 코나브도 지난달 “극심한 가뭄과 고온으로 2024/25년 브라질 설탕 생산이 4,411만 톤으로 전년보다 3.4% 줄었다”고 지적했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 역시 변수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2024/25년 설탕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은 브라질·인도에 이은 2위 수출국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년 세계 설탕 수급이 547만 톤 적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적자치로, 2023/24년 131만 톤 흑자에서 공급 타이트닝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전문가 해설: ‘#11’·‘#5’란 무엇인가?
#11은 뉴욕 ICE에 상장된 원당(정제 전 사탕수수 설탕) 근월물 선물을, #5는 런던 ICE에 상장된 백설탕(정제 설탕) 선물을 지칭한다. 두 계약은 원당과 백설탕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하는 스프레드 거래의 기준이 되며, 국제 설탕 가격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시장 전망 및 기자 의견
글로벌 재고가 늘어날 것이라는 USDA·차르니코프의 시각과, ISO·코브리그가 제기한 공급 부족 가능성이 상충하며 ‘적자 전환 vs 흑자 지속’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브라질·인도의 기상 상황과 펀드 포지션 변화가 강세·약세를 오갈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순숏 포지션이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예상치 못한 기상 악재나 정책 변경 시 급격한 쇼트 커버 랠리로 연결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반면, 인도의 대규모 증산과 태국의 생산 회복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은 다시 5년 만의 저점 테스트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
※본 기사에 언급된 모든 정보는 투자 자문 목적이 아니며, 기고자 Rich Asplund는 관련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Barchart Disclosure Policy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