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선물 가격, 브라질 헤알 상승 속 보합…공급·수요 변수 혼재

뉴욕 ICE 11번 원당(10월물)런던 ICE 5번 백설탕(10월물) 가격이 2025년 8월 7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 시장에서는 전일 대비 변동이 없었고, 런던 시장에서는 0.40달러(+0.09%) 상승해 강보합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근 급락 후 나타난 가격 조정(콘솔리데이션)을 소화하며 관망세를 이어갔다. 특히 브라질 레알화가 4주 만에 최고치로 오르자, 브라질 설탕 업계의 달러 기준 수출 유인이 약화돼 단기 쇼트 커버링(공매도 청산)이 유입됐다.

ICE 11번 원당 차트 이미지 브라질 레알 강세는 국제 설탕 시장의 심리를 지지하는 요소로 작용했으나, 근본적으로는 공급 과잉 우려가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설탕 선물 번호 체계(#11·#5)는 각각 원당과 백설탕의 국제 기준 계약을 의미하며, 뉴욕(원당)과 런던(백설탕)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표 상품이다.


브라질·인도·태국 공급 변수

이번 주 초, 설탕 가격은 브라질의 생산 증가 신호로 5주 최저치까지 밀렸다. 브라질 설탕·에탄올 생산자협회(유니카·UNICA)는 7월 상반월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t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설탕용 사탕수수 압착 비중도 2024년 50%에서 2025년 54%로 높아져, 당분 유도 공정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인도의 수출 재개 가능성도 가격 하방 압력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몬순(우기) 강수량이 평년 대비 4% 많은 500.8mm(8월 4일 기준)를 기록해 풍작이 예상된다”며, 인도 정부가 내달 시작되는 2025/26 농업연도에 최대 200만t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인도 사탕수수·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 역시 같은 계획을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급증한 3,5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인도제당협회(ISMA)가 발표한 2024/25 생산량 2,620만t(5년 최저) 대비 큰 폭의 회복세다.

ICE 5번 백설탕 차트 이미지 태국도 변수다. 태국 사탕수수농업위원회(OCCS)는 2024/25 태국 설탕 생산이 1,000만t(전년 대비 14% 증가)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어서 공급 확대 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세계 설탕 수급 전망

지난 4개월 동안 설탕 가격은 뉴욕 시장 기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밀리며 약세를 이어왔다. 상품 트레이더 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잉여750만t(8년 만에 최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상·하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8,000t으로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5/26 기말 재고도 4,118만8,000t(+7.5%)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세계 설탕 공급 부족 전망치를 547만t(9년 만의 최대)로 상향 조정했다. 2023/24 시즌에는 131만t의 잉여가 발생했으나, 기상 이슈와 일부 생산국 감산으로 수급이 다시 타이트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요 활력 신호

가격 급락이 일부 소비 회복으로 이어진 점은 긍정 요인이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t을 기록했다. 또한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하면서, 미국 설탕 소비량4.4% 증가한 1,150만t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이 나왔다.

다만 주요 생산국 가운데 하나인 브라질의 공급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유니카는 7월 중순까지 누적된 2025/26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1,565만5,000t(전년 대비 9.2% 감소)라고 밝혔다. 코나브(Conab) 역시 지난달,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4,411만8,000t(-3.4%)으로 추락했다고 발표하며, 이는 가뭄과 고온에 따른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가 직접적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용어·시장 구조 해설

원당(11번)백설탕(5번)은 국제 무역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두 종류의 선물 계약이다. 원당은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주로 뉴욕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에서 거래되며, 백설탕은 정제 후 흰색 결정 설탕 형태로 런던 ICE에서 거래된다.
쇼트 커버링은 가격 상승에 대비해 공매도를 청산하는 행위로, 단기 가격 반등을 유발할 수 있다.
몬순은 6~9월 인도 아대륙에 집중되는 계절풍으로, 강수량은 사탕수수 수확량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 박스권이 형성됐지만, 공급 과잉 예상치가 워낙 커 연말로 갈수록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다만 중국·미국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 조짐이 뚜렷해진다면, ISO가 예상한 2024/25 공급 부족이 현실화돼 가격이 재차 반등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브라질 기후 변동인도 정부의 수출 정책이 향후 6개월 설탕 시장의 핵심 불확실성으로 판단된다. 특히 인도의 200만t 수출 재개 여부는 뉴욕 ICE 원당 가격을 12~14센트/파운드 범위 내에서 급변시키는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헤지 펀드·물리적 수입업체 모두, 2025/26 시즌 초과 공급 전망치와 실제 수출 허용 물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설탕 가격은 공급과잉의 그림자와 수요 회복의 불씨가 교차하는 복합 구간에 접어들었다”

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탄소중립·바이오연료 수요와 같은 구조적 수요 또한 장기적으로는 가격 하단을 떠받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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