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런던 설탕 선물 시장 동향
뉴욕 아이스(ICE) 원당 10월물(#11, SBV25) 가격은 전일 대비 -0.27센트(-1.60%)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반면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5, SWV25)은 +2.20달러(+0.45%) 상승 마감하며 두 시장 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화요일 기록한 2개월 최고치 이후 차익 실현에 따른 매도세가 이어지며 뉴욕 시장에서 약세를 나타냈다.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산지 생산 전망이 혼재하면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 브라질 작황 불확실성
시장 정보업체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브라질 설탕 농가의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가 이어질 경우 2025/26년 생산량이 6억 톤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가 제시한 6억 6,340만 톤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7월 상반월 설탕 생산량은 유니카(Unica)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으로 집계됐다. 다만 누적 생산량은 가뭄과 폭염의 영향으로 -9.2% 감소(7월 중순 기준 1,565.5만 톤)를 기록하고 있다.
● 인도·태국 공급 확대 가능성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의 기상청(IMD)은 8월 4일까지 몬순 누적 강수량이 정상보다 4% 많은 500.8mm라고 발표했다. 풍부한 강우로 인도 정부는 다음 시즌(10월 시작) 설탕 수출 허용을 검토 중이며,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는 2025/26년 200만 톤 수출 쿼터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합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3,500만 톤(+19% YoY)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반등하는 수준이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에 따르면, 태국 2024/25년 설탕 생산량은 1,000만 톤(+14% YoY)으로 추정된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증산 전망은 국제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 펀드 포지션과 단기 수급
투자자 포지션도 단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주간 보고서(8월 5일 기준)에 따르면, 펀드들은 뉴욕 원당 선물에서 15만 1,004 계약 순매도(전주 대비 +25,923 계약 확대, 6년 만의 최대) 상태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가격 반등 시 쇼트 커버링 랠리※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은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막기 위해 포지션을 청산(매수)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 국제기구·정부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톤(9년 만의 최대)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2025/26년에는 미국 농무부(USDA) 전망치 기준 역대 최대 생산량(1억 8,931.8만 톤, +4.7% YoY)이 예상된다. USDA는 같은 보고서에서 세계 소비량을 1억 7,792.1만 톤(+1.4% YoY)으로, 기말재고를 4,118.8만 톤(+7.5% YoY)으로 각각 전망했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4,470만 톤, +2.3%), 인도(3,530만 톤, +25%), 태국(1,030만 톤, +2%) 모두 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 시장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다수 애널리스트는 “브라질 작황 불확실성과 인도·태국 증산 기대가 맞물리면서 단기 가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국제 설탕 선물시장은 에너지 가격, 환율, 기후 변수와 연계되어 있어 변동성이 크다. 특히 브라질 생산량은 에탄올 대체 수요와도 얽혀 있어, 향후 사탕수수 배분 정책이 가격을 좌우할 전망이다.
기자 의견※으로는, ① 숏 포지션의 과도한 누적, ② 브라질 기상 불확실성, ③ ISO 공급 부족 전망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반등 요인이 우세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USDA·FAS가 제시한 증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2025/26년에는 공급 과잉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본 의견은 기사 내용에 기반한 기자의 분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 용어 풀이
- 원당(#11): 정제되지 않은 원료용 설탕(Raw Sugar)을 의미하며,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11 코드로 거래된다.
- 백설탕(#5): 정제가 완료된 설탕(White Sugar)으로 런던 ICE에서 #5 코드로 거래된다.
- MMT: Million Metric Ton, 백만 미터톤(100만 톤)을 뜻하는 단위다.
- 센터-사우스: 브라질 사탕수수 주산지(상파울루·파라나 등)이 밀집한 남중부 지역.
● 마무리
결론적으로, 단기 숏 커버링 가능성과 중장기 공급 확대 시나리오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설탕 가격은 당분간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주산지 기상 상황과 각국 정부의 수출·에탄올 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