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인터넷 그룹(Circle Internet Group, 티커: CRCL)이 1,000만 주 규모의 클래스 A 보통주를 시장에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뉴욕)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5% 이상 급락했다.
2025년 8월 12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모 물량 가운데 200만 주는 서클이 직접 발행하며, 나머지 800만 주는 기존 주주들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사는 또한 주관사에 30일 동안 150만 주의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을 부여해 시장 수요에 따라 물량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서클은 2025년 6월 5일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가 450% 이상 폭등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왔다. 당시 서클이 발행·관리하는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USDC’의 성장세가 투자심리를 자극했고, IPO 공모가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상장 첫날을 마감한 바 있다.
서클은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①운영자금 확대, ②신규 파트너십 구축, ③스테이블코인 생태계 확장 등의 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1분기 실적과 2분기 손실 배경
서클은 상장 후 처음으로 발표한 2025 회계연도 2분기(4~6월) 실적에서 주당순손실(EPS) –4.4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IPO 관련 일회성 비용이 실적을 압박한 결과다. 다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해 스테이블코인 거래 수수료와 준비금 운용이익이 성장을 견인했다.
같은 날 정규장에서는 주가가 1.3% 상승 마감했지만, 증자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낙폭이 확대됐다. 이는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스테이블코인과 IPO, 무엇이 다른가?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유로·엔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해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다. 일반 가상자산(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작아 결제·송금·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된다. 서클의 USDC는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2위 스테이블코인으로, 미국 달러 예치금과 단기 국채 등에 의해 1:1로 담보된다.
한편 IPO(Initial Public Offering)란 기업이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최초로 공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성장 기업은 IPO를 통해 대규모 자본을 확보하고, 경영 투명성·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얻는다. 서클 역시 IPO 당시 공모가 상단(34달러)을 웃도는 38달러에 최종 확정하며 시장 기대감을 드러냈다.
◼ 시장 반응과 전망
일부 애널리스트는 “급등한 주가 레벨을 고려하면 추가 공모가 단기 부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본 확충을 통한 사업 확장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암호화폐 규제 환경과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서클 주가는 6월 상장 이후 연고점 220달러를 기록한 뒤 현재 16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이번 증자로 총 유통주식수가 늘어나면 시가총액 희석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편 CNBC PRO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8월 들어 보호무역 관세 강화로 암호화폐 랠리가 둔화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기업 재무부(트레저리)가 이더를 대량 보유할 경우 한때 10%까지 소유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고, 컴퍼스포인트는 “코인베이스 주식 랠리가 힘을 잃었다”며 매도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 전문가 시각
기자 해설: 단기적으로는 물량 부담으로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지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구조적 성장과 규제 명확성 확보가 동반된다면 서클의 장기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다만 투자자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과 달리 FDIC 예금 보험 대상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 용어 설명
• 스테이블코인: 가치안정성을 위해 달러 등 실물자산에 1:1로 연동한 디지털 토큰.
• 그린슈 옵션: IPO 직후 주가 급등 시 추가 발행해 시세 안정을 유도하는 초과배정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