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기후 악재에 코코아 선물가 급등

뉴욕 ICE 12월물 코코아 선물(CZ25) 가격이 전일 대비 2.88% 오른 214달러 상승세를 기록하며 1.5주 만에 고점을 돌파했다. 런던 ICE 12월물 코코아 #7(CAZ25) 역시 2.06%(+105파운드) 상승했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의 기상 악화와 수급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코코아 시장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 전역에 집중호우가 발생해 농가 진입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산지에서 항구로 운송되는 코코아 물량이 지연되고 있다. 반대로 가나와 나이지리아 일부 지역은 건조 현상이 지속돼 열매가 마르며 수확량 감소 우려가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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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코코아 선물 차트

런던 시장의 상승폭이 뉴욕 대비 제한적인 배경에는 영국 파운드화 급등이 존재한다. 파운드/달러 환율이 2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스털링화 표시 코코아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졌고, 이는 수요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급 구조 악화

미국 내 ICE 지정 창고의 코코아 재고는 9월 12일 기준 2,092,823포대(1포대=60㎏)로, 약 4.2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고 감소는 단기적으로 매수세를 자극하며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이보리코스트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4/25 회계연도(10월 1일~翌년 9월 14일) 누적 수출량은 182만t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다만 지난 12월 기록했던 전년 대비 35% 급증세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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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PUSD 차트

수요 둔화 압력

지난주 코코아 가격은 1.75개월 만의 저점을 터치하기도 했다. 고가 부담과 보호무역 관세 이슈가 결합되면서 초콜릿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공포가 번졌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초콜릿 제조사 린트&스프륑글리(Lindt & Sprüngli AG)는 7월 중순, 상반기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벨기에·스위스 합작사 바리컬러바우트(Barry Callebaut AG)는 세 달 만에 두 번째로 연간 판매량 전망을 내렸으며, 3~5월 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하며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글로벌 초콜릿 제조사 몬델리즈(Mondelez) 역시 최신 현지 열매 집계 결과가 5년 평균 대비 7% 높은 수준이라며 작황 낙관론을 표했다. 그러나 Commodity Weather Group는 지난 60일 서아프리카 강수량이 1979년 이후 최저라고 경고하며, 건조 피해가 본격화할 경우 10월 시작되는 메인 크롭(main crop)의 낙과율이 커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품질·생산 변동성

네덜란드계 금융기업 라보뱅크(Rabobank)는 아이보리코스트의 미드크롭(mid-crop) 품질 악화를 지적했다. 늦은 우기 진입으로 꽃과 열매 성장이 부진했고 올해 미드크롭 생산량은 40만t으로 전년(44만t) 대비 9%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5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최신 전망)는 2025/26년 생산량이 30만5,000t으로 y/y 11% 감소할 것으로 봤다. 다만 6월 수출량은 1만4,597t으로 0.9% 증가해 단기 수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수요 측면에서는 지역별 그라인딩(원두를 갈아버터·가루로 만드는 공정) 지표가 부진하다. 유럽코코아협회는 2분기 유럽 그라인딩 물량이 331,762t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북미도 각각 16.3%, 2.8% 줄었으며, 아시아는 8년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반면 가나는 2025/26 생산량이 65만t으로 8.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가나는 코트디부아르에 이어 세계 2위 생산국으로, 해당 증산 전망은 가격 하방 요인으로 거론된다.


국제기구 전망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보고서에서 2023/24 시즌 글로벌 코코아 적자 규모를 49만4,000t으로 상향했다. 이는 60년 만의 최대 부족분이다. 세계 재고 대비 그라인딩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다만 ICCO는 2024/25 시즌이 4년 만에 14만2,000t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7.8% 증가한 484만t의 생산을 근거로 제시했지만, 앞선 기후 변수와 품질 저하가 현실화될 경우 해당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


용어·지표 설명*

*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원유·농산물·금융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선물거래소다.
MMT는 Million Metric Tonnes(백만 톤)를 의미하며, 대규모 벌크 상품 계량 단위로 활용된다.
Stocks-to-grindings ratio는 재고를 소비(그라인딩)로 나눈 비율로, 재고 여력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다.

자료: ICE, ICCO, 각국 정부·협회, 기업 실적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