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기상 악화로 원유거래소(ICE) 코코아 선물 가격 상승

뉴욕 ICE 12월물 코코아(종목 코드: CCZ25)는 10일(현지시간) +73달러(+0.99%) 오른 7,466달러로 마감했고, 런던 ICE 12월물 코코아(CAZ25)는 +68파운드(+1.33%) 상승한 5,166파운드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서아프리카 지역 기상 악화 우려로 오름세를 보였다. 코트디부아르에 내린 폭우로 농부들이 코코아 플랜테이션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원두가 항구로 이동하는 물량이 크게 줄었다. 반면, 가나나이지리아에서는 가뭄으로 코코아 꼬투리(pod)가 마르는 피해가 나타나 작황 부진 우려가 제기됐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내 코코아 재고는 4개월 만의 최저치인 2,115,411포대(약 46kg 기준)로 감소해 공급 타이트 현상이 심화됐다.


단기 조정 이후 재차 상승*1
전일(9일) 코코아 가격이 1.5개월 만의 저점까지 밀렸던 이유는 △수급 개선 기대 △수요 위축 우려 탓이었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관세가 초콜릿 소비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 속에서도, 공급 차질이 더욱 부각되면서 하루 만에 방향을 바꿔 상승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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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제조업체 린트&슈프륄리(Lindt & Sprüngli)는 7월 상반기 매출 부진을 이유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같은 달, 바리칼리바우(Barry Callebaut)3개월 만에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을 낮췄다. 3~5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5%로 10년 만의 최대 분기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몬델레즈(Mondelez)는 최근 서아프리카 코코아 꼬투리 개수(pod count)가 5년 평균보다 7% 높다고 발표해, 단기적으로는 작황 기대가 살아 있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서아프리카 수출·작황 동향

코트디부아르 정부 자료에 따르면, 작황연도 기준(10월 1일~9월 7일) 코코아 선적량은 181만t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다만, 지난 12월 기준 35% 증가폭과 비교하면 상승 속도가 둔화돼 ‘공급 감소’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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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간 수확기(mid-crop; 4~9월)에 수확한 콩의 품질 저하도 부담이다. 라보뱅크(Rabobank)‘늦게 내린 비’가 생육을 방해해 올해 코트디부아르 중간 수확량을 40만t(–9% y/y)으로 추정했다.

세계 5위 생산국 나이지리아도 2025/26 생산량이 30만5,000t(–11% y/y)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6월 코코아 수출은 1만4,597t(+0.9% y/y)을 기록해, 단기 공급 완충 역할을 했다.


수요 위축 지표*2

유럽코코아협회(ECA)는 7월 17일, 올해 2분기 유럽 그라인딩(원두를 분쇄해 반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이 전년 대비 –7.2% 감소한 331,762t라고 발표했다. 아시아는 –16.3%(176,644t)로 8년 만에 Q2 기준 최저치였고, 북미는 –2.8%(101,865t) 감소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반대로 가나 코코아위원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65만t(+8.3% y/y)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2위 생산국의 증산은 중장기 공급 여력을 키우는 변수다.


ICCO(국제코코아기구) 전망

ICCO는 5월 30일, 2023/24연도 세계 코코아 공급부족 규모를 –49만4,000t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60여 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같은 기간 생산량은 438만t(–13.1% y/y)으로 추산됐으며, 재고-대-그라인딩비(stock-to-grindings ratio)는 27%로 46년 만의 최저치다.

그러나 2024/25연도에는 14만2,000t의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ICCO는 글로벌 생산량이 7.8% 증가한 484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용어 설명 및 시사점*3

•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을 포함해 주요 상품선물을 거래하는 국제거래소로, 코코아·커피·설탕 등 농산물 지수를 제공한다.
그라인딩(grinding)은 수확한 코코아 원두를 껍질·배유·코코아 버터 등으로 분쇄·가공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실제 초콜릿 수요 지표로 해석된다.
포대(bag)는 ICE 규격으로 약 60kg이 일반적이나, 본 기사에서는 46kg(미국 규격)을 사용한다.

전문가들은 “폭우·가뭄이 반복되는 기상 이변과 물류 병목”이 단기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보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소비 둔화와 주요 산지 증산 전망이 상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한다.

투자자 관점에서 코코아는 변동성이 큰 상품이므로, 재고 추이그라인딩 통계를 동시에 주시하며 포지션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특히 10월 시작되는 주요 산지의 ‘메인 크롭(main-crop)’ 수확량 발표가 향후 가격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1 최근 가격 조정 구간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자의 해설을 덧붙였다.
*2 수요 지표 파트를 구분해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3 일반 독자를 위한 용어 풀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