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코코아 선물 가격이 서아프리카의 심각한 강수 부족 소식에 6주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9월물 뉴욕 ICE 코코아(CCU25)는 11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252달러(+2.96%) 오른 톤당 8,758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같은 달 영국 ICE 런던 코코아 7번(CAU25)도 293파운드(+5.34%) 급등하며 7,281파운드에 마감했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이 재인용한 바차트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주요 산지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코코아 꽃과 어린 꼬투리(체렐레스)의 생장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올 시즌 두 국가의 누적 강수량이 30년 평균치를 밑돌고, 고온 현상까지 겹쳐 10월 시작되는 주 수확기(main crop) 생산량을 악화시킬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재고 지표도 공급 부족 가능성을 시사한다. ICE가 관리하는 미국 항만 창고의 코코아 재고는 11일 226만7,555포대로 2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트디부아르 농무부 집계에 따르면, 10월 1일 이후 8월 10일까지 항만 반출 물량은 178만t으로 전년 대비 6.6% 늘었지만, 지난해 12월에 기록했던 35% 급증세와 비교하면 크게 둔화됐다.
품질 저하도 변수다. 현재 9월까지 이어지는 코트디부아르 중간 수확기(mid-crop) 원두에 대해 가공업체들이 “트럭 한 대분당 5~6%가 불량”이라며 반송 사례가 늘고 있다. 라보뱅크는 “늦게 내린 비 때문에 꼬투리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업계는 올해 중간 수확량을 40만t으로 예측하는데, 이는 전년(44만t) 대비 9% 감소한 수준이다.
“품질 하락과 공급 쇼크가 중첩되면서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다.” — 국제코코아기구(ICCO) 관계자
나이지리아(세계 5위 생산국)도 생산 부진이 예상된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생산량이 전년보다 11% 줄어 30만5,000t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가나는 2025/26년 생산이 65만t으로 8.3% 늘 것으로 예상해 가격 완화 요인으로 거론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초콜릿 업계의 소비 위축이 뚜렷하다. 스위스의 린트&스프렝글리와 벨기에의 바리칼리보 모두 올 1·2분기 판매 감소를 이유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유럽코코아연합(ECA)에 따르면, 2분기 유럽 원두 분쇄량은 전년 대비 7.2% 감소한 33만1,762t으로, 시장 예상치(-5%)보다 부진했다. 아시아 지역은 16.3% 급감해 8년 만의 최저치(17만6,644t)를 기록했고, 북미 역시 2.8% 감소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ICCO 최신 전망에 따르면, 2023/24 시즌 글로벌 공급 부족은 49만4,000t으로 6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고-대-분쇄 비율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치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4년 만에 첫 흑자(14만2,000t)가 예상되며, 생산량도 7.8% 늘어난 484만t으로 전망된다.
선물시장(futures) 참여자들에게는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서아프리카 기상 패턴이 9월 초까지 개선되지 않으면 10월 주 수확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반면, 가나·에콰도르 같은 일부 산지의 증산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이 급락할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용어 해설*
• 체렐레스(Cherelles)란 코코아 나무에 막 달린 어린 꼬투리를 의미하며, 건조·고온에 특히 취약하다.
• 분쇄량(Grindings)은 원두를 분쇄해 버터·파우더 등으로 가공한 물량이다. 이는 실제 초콜릿 생산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 선물(Futures)은 특정 상품을 미래 시점에 미리 약정 가격으로 매매하는 금융계약이다. 상품 가격 변동 위험을 회피하거나 투기 목적에 활용된다.
이번 기사에 언급된 종목이나 파생상품에 대해, 작성자 Rich Asplund는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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