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선물 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이 다시 한 번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26일(현지시간) 9월물 뉴욕 ICE 코코아(CCU25)는 전일 대비 +205달러(+2.52%) 오른 8,330달러를, 런던 ICE 9월물 코코아(CAU25)는 +142파운드(+2.66%) 급등한 5,472파운드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의 평년 대비 낮은 강수량과 고온 현상이 코코아 열매 생육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올 시즌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지역 강수량이 30년 평균치를 밑돌고 있으며, 이 같은 기상 환경이 10월 시작될 2025/26 메인 크롭의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2주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는 아이보리코스트 수출 둔화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영향이다. 아이보리코스트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누적 선적량은 174만t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으나, 작년 12월 기록했던 35% 증가율과 비교하면 확연한 속도 저하다.
공급‧수요 동향
런던 시장에서는 상품 펀드의 대규모 공매도가 숏커버링(매수 청산)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22일 기준 ICE 유럽이 집계한 펀드 순매도 잔량은 전주 대비 1,904계약 늘어난 8,265계약으로, 2년여 만에 최대치다.
반면 초콜릿 수요 둔화는 약세 요인이다. 23일 스위스의 프리미엄 초콜릿 업체 린트&스프렝글리(Lindt & Sprüngli)는 상반기 매출 부진을 이유로 연간 마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이어 바리칼레보(Barry Callebaut)도 3개월 만에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치를 낮추며, 3~5월 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9.5% 감소해 10년 만에 최대 폭 하락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요 부진은 분쇄량(grindings)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유럽코코아협회(ECA)에 따르면 2분기 유럽 분쇄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33만1,762t으로, 당초 예상(-5%)보다 낙폭이 컸다. 아시아코코아협회(CCA)는 2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16.3% 줄어든 17만6,644t으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북미 지역 분쇄량도 -2.8% 감소한 10만1,865t을 나타냈다.
“스토크투그라인딩스 비율(stocks-to-grindings ratio)은 가용 재고를 실제 소비(분쇄)에 대비해 산출하는 지표다. 2023/24 시즌 해당 비율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 항만에 보관된 ICE 모니터링 기준 재고는 22일 236만8,141포대(10.5개월 최고치)로 집계됐다. 재고 증가는 단기 공급 여유를 시사하지만, 품질 문제로 실사용이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생산 전망
가나는 7월 1일, 2025/26 시즌 생산량이 65만t으로 전년(60만t) 대비 8.3%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나는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으로, 파종 기술 개선과 정부 보조가 생산 확대의 배경으로 언급됐다.
반면, 코트디부아르에서는 9월까지 이어지는 미드 크롭(소규모 수확)에 품질 우려가 제기된다. 현지 가공업체들은 트럭 한 대 분량당 5~6%가량을 불량 빈으로 판정하고 있다. 이는 메인 크롭 시기의 1% 대비 크게 높은 수치다. 라보뱅크(Rabobank)는 늦은 우기로 인해 콩 성숙이 고르지 못했다고 분석하며, 올해 미드 크롭 생산량을 전년 대비 9% 감소한 40만t으로 추정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 통계
ICCO는 5월 30일 발표에서 2023/24 시즌 글로벌 공급 부족을 당초 -44만1,000t에서 -49만4,000t으로 상향 조정해, 60여 년 만에 최대 규모 부족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생산량은 전년 대비 13.1% 줄어 438만t에 그쳤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7.8% 증산이 이뤄지며 484만t으로 회복, 14만2,000t 규모의 첫 흑자 전환을 전망했다.
* 숏커버링(short covering)은 공매도 세력이 보유한 매도 포지션을 되사서 청산하는 과정으로, 가격 급등을 촉발할 수 있다. ICE Futures Europe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국제 거래소(Intercontinental Exchange)의 선물 파생 상품 부문이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기상 변수와 투기적 포지션의 상호 작용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우기 회복 여부와 유럽·아시아 초콜릿 판매 성적이 가격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그러나 구조적 공급 부족이 완전히 해소되려면 2025/26 시즌의 실제 수확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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