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기업 넷스코프, 공모가 밴드 상향…최대 73억 달러 기업가치 노린다

[IPO·사이버보안] 클라우드 기반 보안업체 넷스코프(Netskope)가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 희망 범위를 상향 조정하며 최대 73억 달러(약 9조8,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겨냥하고 있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넷스코프는 이번 상장을 통해 4,780만 주를 주당 17~19달러에 매각해 최대 9억 820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종전 제시했던 주당 15~17달러 범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투자자들의 공모주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 밸류에이션 재도전
신규 제시된 기업가치 72억6,000만 달러는 2021년 ICONIQ 캐피털이 주도한 시리즈 H 투자유치 당시 평가받았던 75억 달러 수준에 근접한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고금리·유동성 축소로 위축됐던 기술주 IPO 시장이 2024년 말부터 점차 회복되면서, 넷스코프는 ‘리오프닝(re-opening)’ 2차 사이클의 대표 주자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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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딜은 올해 뉴욕 증시에서 두 번째로 주목받는 사이버보안 IPO다. 앞서 2월 토마 브라보(Thoma Bravo)가 지원한 세일포인트(SailPoint)가 상장 직후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지만,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흐름을 보인 바 있다.

“넷스코프의 사업모델은 SASE(Secure Access Service Edge) 시장의 구조적 성장을 그대로 반영한다.”
— 업계 애널리스트 평

SASE란?
Secure Access Service Edge의 약자로, 네트워크와 보안 기능을 클라우드에서 통합 제공하는 차세대 보안 아키텍처를 뜻한다. 사용자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게 애플리케이션·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 재택근무·하이브리드 근무 확산과 함께 폭발적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 실적 추이와 경쟁 구도
넷스코프는 2025 회계연도 상반기(2월~7월) 매출이 3억2,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억5,100만 달러)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2억700만 달러 → 1억7,000만 달러로 줄어들며 수익성 개선 추세를 증명했다.

시장 내 주요 경쟁사로는 브로드컴, 시스코, 포티넷, 팔로알토네트웍스, 지스케일러 등이 꼽힌다. 이들 대형 벤더가 엔드투엔드 보안 플랫폼을 앞세워 고객 락인 효과를 강화하는 가운데, 넷스코프는 “클라우드 네이티브·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특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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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 구조·주관사
주관사단은 Morgan StanleyJ.P. Morgan이 공동 리드. 일반 청약 물량은 전체의 약 15%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티커(symbol)는 “NTSK나스닥에 상장된다. 주당 19달러 상단에서 발행될 경우 시가총액은 73억 달러 수준이지만, 시초가 형성 여부에 따라 상장 첫날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IPO(기업공개)란?
기업이 처음으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을 발행·상장하는 절차다. 통상적으로 성장 자금 확보·브랜드 강화·기존 투자자 엑시트를 주요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공모가 과열상장 후 주가 하락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 전문가 시각
다수 애널리스트들은 ‘AI 기반 공격’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제 강화’를 SASE 수요 확대의 쌍두마차로 평가한다. 넷스코프는 CASB(Cloud Access Security Broker)·SWG(Secure Web Gateway)·ZTN(Zero Trust Network) 기능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해 총소유비용(TCO)을 30% 이상 절감한다고 주장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 세계 SASE 시장이 2023년 92억 달러에서 2028년 249억 달러로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넷스코프는 중대형 고객군 확대 → 매출총이익률 상승 → 흑자전환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 리스크 요인
다만 대형 ICT 벤더의 인수·합병(M&A) 공세, 거시경제 불확실성, 지적재산권 분쟁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또한 전년 대비 손실 폭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연간 적자를 기록 중이라는 점은 시장에서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상장한 세일포인트는 공모가 상단을 적용해 3억7,000만 달러를 조달했지만, 상장 6개월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18% 하락했다. 이는 “성장성 vs 수익성 저울질“이라는 구도 속에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얼마나 빠르게 이뤄질지를 가늠케 하는 사례다.


■ 향후 일정
넷스코프는 기관 수요예측이 마무리되는 대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나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행지표로는 수요예측 경쟁률·의무보유확약 비율·앵커투자자 참여 규모 등이 주가 흐름을 가늠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높은 성장잠재력이란 달콤한 열매와 미실현 손실이라는 쓴맛 사이에서 리스크–리턴 프로파일을 면밀히 재단할 필요가 있다. 장기 관점에서 SASE·제로트러스트 보안이 기업 IT 인프라의 ‘표준 사양’으로 자리 잡는다면, 넷스코프의 기업가치는 중장기적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