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12월물 WTI 원유(코드: CLZ25)는 -0.17달러(-0.29%) 하락해 2주래 최저치로 밀렸고, 12월물 RBOB 가솔린(코드: RBZ25)은 +0.0563달러(+2.95%) 상승했다. 원유는 수요 둔화 우려와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예상 밖 재고 증가 영향이 겹쳤고, 가솔린은 역대급 타이트한 재고가 상승을 주도했다.
2025년 11월 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아시아향 12월 인도분 아라비안 라이트 공식판매가격(OSP)을 배럴당 1.20달러 인하해 11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이 원유 가격 하방 압력을 키웠다. 전일(수요일) 발표된 EIA 주간 보고서에서 원유 재고의 예상 밖 증가가 확인된 점도 약세를 이어가게 했다. 반면 EIA가 밝힌 가솔린 재고의 11년래 최저는 휘발유 가격 강세를 자극했다. 이와 함께 목요일 달러 약세가 원유의 낙폭을 제한했다.
사우디 아람코의 가격 인하는 명확한 수요 신호로 해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아람코는 목요일(현지 시각) 아시아 고객 대상 아라비안 라이트 OSP를 배럴당 -1.20달러 낮췄으며, 이는 향후 한 달 인도 물량에 적용된다. Barchart는 이를 에너지 수요 약화의 신호로 평가하며, 유가에는 하방(베어리시) 요인이라고 전했다.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의 강세는 원유 가격에 지지로 작용했다. 목요일 크랙 스프레드는 1.5년래 최고로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크랙 스프레드 확대는 정유사의 정제 마진 개선을 의미해, 정유사들이 원유 매입을 늘려 이를 가솔린·중간유분으로 전환하려는 유인을 높인다. 이는 단기적으로 원유 수요를 떠받치며 가격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지지 재료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거론됐다. 보도는 미군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최근 보도가 있었음을 전하며, 세계 12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공급 차질 우려가 유가를 받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OPEC+는 일요일 회의에서 12월 산유량을 일일 13만7,000배럴(bpd) 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할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원유 과잉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중순 2026년에 일일 400만 배럴 규모의 사상 최대 공급 과잉을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220만 bpd 감산의 전면 복귀를 시도 중이나, 여전히 120만 bpd를 추가로 되돌려야 한다. OPEC의 10월 원유 생산은 +5만 bpd 증가한 2,907만 bpd로, 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발 공급 변수도 유가 지지 요인으로 언급됐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최근 3개월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 최소 28곳을 타격해 러시아 내 연료 공급난을 악화시키고 원유 수출 역량을 제약했다.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해상 연료 수출은 10월 첫 10일간 일일 188만 bpd로 줄어 3.25년 만의 최저 평균을 보였고, 10월 말 기준 러시아 정제능력의 13%~20%가 가동 중단되면서 생산이 최대 110만 bpd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EU의 신규 제재가 러시아 석유기업, 인프라, 탱커를 겨냥하면서 러시아산 수출 억제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유조선 데이터 업체 Vortexa는 월요일, 7일 이상 정박 상태의 유조선 보관 원유가 주간 대비 11% 감소한 8,691만 배럴(주간 기준, 10월 31일 종료 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부유식(해상) 저장 재고의 축소를 시사하는 지표다.
EIA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미국의 (1)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5.3%, (2) 가솔린 재고는 -4.3%, (3) 중간유분 재고는 -8.8%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주간 대비 +0.1% 증가한 1,365.1만 bpd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너지 서비스사 베이커휴즈는 지난 금요일, 10월 31일 종료 주 미국 내 가동 원유 시추기 수가 -6기 감소한 414기라고 발표했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래 최저(410기)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의 원유 리그(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 기록한 5.5년래 최고(627기) 대비 뚜렷한 감소 추세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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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해설·전문적 인사이트
이번 사우디 아람코의 OSP 인하는 아시아 수요의 체감 둔화를 반영하는 전형적 시그널로, 현물·선물 커브의 약세 요인이 된다. 다만 같은 시점 크랙 스프레드가 1.5년 최고로 치솟았다는 점은 정제 마진 호조를 시사하며, 정유사의 원유 구매 재개를 견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원유는 수요 우려와 정제 마진 개선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공산이 크다.
재고 사이클 측면에서 보면, 가솔린 재고의 11년래 최저는 하절기에서 동절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에도 공급 타이트함이 지속 중임을 보여준다. 반면 원유 재고의 예상 밖 증가는 정유 가동·수입·수출 동학의 미세한 변화가 쌓였음을 암시한다. 미국 원유 생산이 사상 최고를 경신하는 가운데 시추기 수는 감소하는 생산성 상쇄 구간이 이어지고 있어, 생산 측면의 단기 하방 탄력은 제한될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OPEC+의 점진적 증산과 러시아 공급 차질·제재가 상충한다. IEA가 제시한 2026년 400만 bpd 공급 과잉 전망은 중장기적으로 유가 상단을 제약하는 변수다. 반면 러시아의 정제능력 13~20% 차질과 베네수엘라 리스크는 단기 변동성을 키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제마진 추이(크랙)와 제품 재고, OPEC+의 단계적 복원 속도를 동시 점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용어 풀이
•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미국 원유 벤치마크. 선물 코드는 통상 CL로 표시된다.
• RBOB 가솔린: 미국 도매 휘발유 선물. 표준 사양의 가솔린 블렌딩 컴포넌트를 뜻한다.
• 크랙 스프레드: 원유를 정제해 제품(가솔린·디젤 등)으로 판매할 때의 마진을 나타내는 지표. 높을수록 정유사의 원유 수요가 늘기 쉽다.
• bpdbarrels per day: 하루 평균 배럴 생산·소비·수출입 단위를 의미한다.
• EIA: 미국 에너지정보청, 원유·제품 재고와 생산, 수입·수출 통계를 주간·월간으로 제공한다.
• Vortexa: 글로벌 원유·제품 해상 물동 및 부유식 저장 데이터를 추적·제공하는 민간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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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게재일 기준, 필자 리치 아스플룬드(Rich Asplund)는 본문에서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Barchart의 공시 정책을 참조하라는 안내가 덧붙었다.
본문에 포함된 견해와 의견은 전적으로 필자의 것이며, 반드시 Nasdaq, Inc.의 견해를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