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마인 이미전(NASDAQ: IMMR) 주가가 12%까지 치솟으며 미국 증시 월요일(현지시간) 오전 장을 달궜다. 거래량 역시 폭증하면서 암호화폐 관련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재확인됐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비트마인은 회사의 이더리움(ETH) 보유량이 115만 개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가로 49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단일 기업 기준 세계 최대 이더리움 재무준비금을 보유하게 됐다는 의미다.
비트마인은 6월 30일 ‘ETH 트레저리 전략’을 공식화한 지 불과 5주 만에 자산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특히 직전 한 주 동안만도 20억 달러어치의 ETH를 추가 매입하며, 보유량을 기존 833,137개에서 115만 개로 확대했다.
“우리는 주당 순자산가치(Net Asset Value) 상승 속도와 주식 유동성 측면 모두에서 암호화폐 재무 전략 기업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 토머스(“톰”) 리, 비트마인 이사회 의장 겸 펀드스트랫 공동설립자
회사는 현재 전체 암호화폐 보유 규모로 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NASDAQ: MSTR)와 마라 블록체인에 이어 글로벌 3위에 올랐다. 그러나 ETH 자산만큼은 비트마인이 독보적이며, 향후 기업형 크립토 트레저리 경쟁 구도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거래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5거래일 동안 비트마인 주식의 평균 일일 달러 거래대금은 22억 달러로 집계돼 미국 전체 종목 가운데 25위에 올랐다. 이는 JP모건·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블루칩을 앞서는 수치다.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뜨겁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7월 이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비트마인 주식을 순매수 2억5,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해외 종목 중 최다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김치 프리미엄’으로 알려진 국내 암호화폐 가격 괴리 현상을 방어하려는 자산 다각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용어·배경 해설
① ETH 트레저리 전략
기업이 현금·단기금융상품 대신 암호화폐를 재무준비금으로 채택해 물가 상승·법정통화 변동성을 헤지하려는 전략이다. 2020년 이후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BTC)을 대규모로 보유하면서 화제를 모은 방식과 유사하나, 비트마인은 스마트계약 기반의 이더리움을 선택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② NAV주가 괴리율
펀드나 보유자산이 많은 기업에서 주식가격이 장부가(또는 시가) 대비 얼마나 고평가·저평가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토머스 리 의장이 언급한 ‘크립토 NAV per share’는 주식 1주당 암호화폐 순자산가치를 뜻한다.
③ 거래 유동성
일일 거래대금이 높으면 매수·매도 시 가격충격이 작아 투자자 진입이 용이하다. 비트마인이 FAANG급 대형주와 비견될 정도의 거래규모를 확보했다는 점은, 전통 자본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간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 기자의 시각
이번 발표는 ‘기업+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자본 조달·운용 모델의 실험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기존 BTC 중심 트레저리 흐름을 ETH가 대체하거나 병행하는 국면으로 넘어가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2분기 이후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스테이킹(예치) 물량 증가와 프로토덴크샤드(Proto-Danksharding) 개발 이슈 등으로 ‘비트코인 대비 변동성 완화’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 같은 네트워크 안정성의 체감 개선이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 흐름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원화 약세·물가 상승·주식시장 박스권 등 복합 요인이 해외 성장주·가상자산 노출 기업에 대한 관심을 부추긴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거래대금 22억 달러라는 유동성 덕분에 단기 차익 매매도 빈번하므로, 가격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비트마인이 3분기 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경우 ETH 보유량이 150만 개에 이를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한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공식 발표가 없어 추가 매입 여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앞으로 달러 강세 여부, 미 연준의 금리 경로,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 등 거시 변수에 따라 기업 재무 전략 또한 유동적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한편 ETH 가격은 월요일 장중 4,349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소폭 조정받았다. 이 수준은 2021년 기록한 사상 최고가(4,867달러)에 근접한 자리로, 비트마인의 트레저리 보유액 가치를 지지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