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스톤의 깜짝 철수로 다시 불투명해진 틱톡 미국 매각
사모펀드(Private Equity) 거대 운용사인 블랙스톤(NYSE:BX)이 틱톡(TikTok) 미국 사업 인수를 위해 구성된 투자 컨소시엄에서 전격적으로 발을 뺐다. 컨소시엄을 주도해 온 서스퀘해나 인터내셔널 그룹(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과 제너럴 애틀랜틱(General Atlantic)의 계획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2025년 7월 1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당초 틱톡 미국 사업의 소수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지속되는 규제·정치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참여를 철회했다. 이는 양국(미·중) 간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틱톡 매각 협상이 연이어 지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 핵심 투자 구조와 변동 사항
애초 설계된 거래 구조는 미국 투자자 80%, 바이트댄스(ByteDance) 20% 미만 지분 유지 형태였다. 이 구상 아래 컨소시엄에는 서스퀘해나·제너럴 애틀랜틱 외에 KKR, 신규 투자자로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포함됐으며, 오라클(Oracle)도 지분 참여가 유력했다.
“행정부는 틱톡의 ‘국가안보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자본이 과반 이상을 소유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그러나 블랙스톤의 이탈로 남은 투자자들의 결속 여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블랙스톤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코멘트할 사항이 없다”고 답했으며, 틱톡 역시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지연된 시한과 법적 공방
미국 정부는 2024년 4월 의회를 통과한 법안으로 틱톡이 2025년 1월 19일까지 미국 지분을 매각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7일로 시한을 세 번째 연장하며 추가 협상을 시도했다. 잇단 연장은 일부 의원들로부터 “행정부가 법을 무시하며 국가안보를 저버리고 있다(flouting the law)”는 비판을 불러왔다.
이에 바이트댄스는 미국 내 운영법인 신설, 지분 매각, 협력사 확보 등 다각적인 해법을 검토 중이다. 로이터 취재진에 따르면, 중국 본사는 올 1분기 430억 달러 매출을 올려 메타(Meta)를 분기 매출 기준 처음으로 앞질렀다.
■ 용어 설명: 사모펀드와 컨소시엄
사모펀드(PE)는 소수의 전문투자자에게서 대규모 자금을 모아 비상장기업이나 특정 자산을 인수해 가치를 끌어올린 뒤 되팔아 수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컨소시엄은 복수의 금융·전략적 투자자가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해 대형 거래 리스크를 분산하는 구조다. 이번 틱톡 딜처럼 규제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경우, 컨소시엄 형태가 선호된다.
하지만 컨소시엄 내 한 축이 빠지면 전체 딜 밸류에이션과 지분 구조가 흔들려 다시 협상을 해야 한다. 블랙스톤의 이탈은 이런 ‘도미노 효과’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협상 경과 및 중국 정부의 입장
올해 봄, 틱톡 미국 사업을 새로운 법인으로 분리(스핀오프)하는 방안이 거의 합의 단계에 이르렀으나,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예고하자 중국 상무부가 거래 승인을 보류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핵심 알고리즘이 해외에 이전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매각 논의는 무역협상의 협상 카드로 전환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직접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안은 외교·통상 이슈와 복합적으로 얽히게 됐다.
■ 전망 및 전문가 분석
시장 전문가들은 블랙스톤의 철수를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부정적 시그널로 해석한다. 자본시장법상 대형 사모펀드는 LP(위탁운용사)의 위험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미국·중국 양국의 규제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틱톡 딜은 거버넌스·데이터 이전·알고리즘 통제권 등 복잡성을 안고 있어 투자 매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평가다.
또한 미국 정치권에서 대선을 앞두고 대중(對中) 강경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CFIUS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심사 절차와 의회의 추가 규제 입법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만일 최종 매각이 무산될 경우, 틱톡은 미국 시장 철수→매출 급감이라는 극단적 시나리오를 맞게 될 수 있다. 반면,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바이트댄스가 소수지분을 유지하는 이상 ‘알고리즘 이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미국 정부가 얼마나 강도 높은 통제 장치를 요구할지가 관건이다.
■ 결론
블랙스톤의 퇴장은 틱톡 미국 사업 매각의 정치·경제적 퍼즐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향후 남은 컨소시엄 참여자들의 결단, 미·중 협상 과정, 그리고 국내 여론과 의회의 입장이 맞물려 최종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투자자와 이용자 모두가 통합된 규제·거래 프레임을 목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