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약 10억 달러에 美 펜실베이니아 ‘힐톱 에너지센터’ 인수

블랙스톤(Blackstone)이 미국 펜실베이니아 서부에 위치한 620메가와트(MW)급 천연가스 발전소 ‘힐톱 에너지센터(Hill Top Energy Center)’를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3,3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해당 발전 자산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거래 규모는 구체적으로 ‘거의(barely) 10억 달러’로 표현됐다.

힐톱 에너지센터는 펜실베이니아 서쪽 웨스트모어랜드 카운티(Westmoreland County)에 자리한 복합화력 발전소로, 지역 전력 시장(PJM 인터커넥션) 내에서 연간 수백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설비로 평가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블랙스톤은 미국 북동부 천연가스 발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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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의 전략적 행보

월가 대표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지난 수년간 에너지 인프라 자산 편입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탄소 배출 감축과 과도기 에너지(Transitional Energy) 투자를 병행하며 전통 화석연료 기반 설비도 고르게 확보한다는 전략을 유지 중이다.

블랙스톤 측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

힐톱 에너지센터는 높은 효율성과 경쟁력 있는 연료 접근성을 보유한 천연가스 발전소로, 미국 북동부 전력 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620MW’가 갖는 의미

‘MW(메가와트)’는 전력의 순간적 생산·소비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1MW는 1,000kW이며, 가정용 에어컨(평균 2kW) 500대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따라서 620MW급 발전소는 이론상 가정용 에어컨 31만 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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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력계통상 힐톱 에너지센터가 속한 PJM 인터커넥션은 13개 주에 전력을 공급하며, 발전소의 시장 수익성은 용량입찰(capacity auction) 결과와 천연가스 가격 흐름에 크게 좌우된다.


천연가스 발전, 그리고 에너지 전환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천연가스는 2024년 기준 미국 전체 발전 믹스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천연가스 발전은 석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50% 낮아 ‘전환 에너지’로 불리지만, 여전히 화석연료인 만큼 탄소중립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

블랙스톤은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탄소 포집·저장(CCS) 솔루션 등을 병행 투자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을 충족하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번 인수 역시 “저탄소 경제로 가는 가교 투자”라는 자체 설명과 궤를 같이한다.


지역사회 및 시장 영향

웨스트모어랜드 카운티는 러스트벨트 지역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곳으로, 대규모 발전소 인수·투자는 고용 창출과 세수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천연가스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목표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1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매입은 금리 상승 국면에도 불구하고 자본력이 풍부한 사모펀드들이 에너지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 시각*기고자 의견

필자는 천연가스 발전 자산의 현금흐름 안정성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본다. 북동부 전력 시장 특성상 계통 혼잡으로 전력 스프레드(마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투자수익률(IRR)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존재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탄소배출 규제 비용이 상승할 수 있어, 블랙스톤이 어느 시점에 재생에너지·CCS 설비로 전환할지 주목된다.

또한, 에너지 안보 이슈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가스 확보 계약(hedge) 조건이 수익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용어 설명

복합화력발전(Combined Cycle Gas Turbine, CCGT)은 가스 터빈과 증기 터빈을 결합해 발전 효율을 50~60%까지 끌어올린 설비를 말한다. 힐톱 에너지센터 역시 이러한 CCGT 방식으로 설계돼 탄소배출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연료비 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다.

PJM 인터커넥션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력 도매시장 운영기관(ISO)이다. 발전소는 PJM 용량시장(Capacity Market)과 전력시장(Energy Market)을 통해 수익을 거두며, 이 시장 가격이 투자 회수 기간에 큰 영향을 준다.


이번 계약은 규제 승인 및 통상적인 마감 절차를 거쳐 2026년 초 완료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블랙스톤이 어떠한 재무적·환경적 전략을 펼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