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이 장 초반 1.5주 만의 고점에서 밀려 하락 마감했다. 12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Z25)는 -1.40센트(-0.34%) 하락했고, 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F26)는 -12달러(-0.26%) 내렸다. 장중 반락의 배경에는 브라질 헤알화 약세가 촉발한 롱 포지션 청산이 자리했다. 헤알화는 화요일 달러 대비 1.5주 만의 저점으로 하락해, 브라질 생산자들의 수출 유인을 높이며 선물시장 매도 압력을 강화했다.
2025년 11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커피 선물은 장 초반 기상 악화 우려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환율 변수와 포지션 조정이 맞물리며 약세로 돌아섰다. 특히 외환시장에서의 헤알 약세는 커피 수출 채산성을 개선해 현물 매도·선물 헤지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 가격 상단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장 초반까지는 전 세계 기상 리스크가 공급 차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가격을 밀어 올렸다. 브라질 민간 기상사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는 10월 31일로 끝난 주간에 강수량이 33.4mm에 그쳐 역사적 평균의 75% 수준에 머물렀다. 그 직전 주에는 정상치의 1%에 불과한 비가 내린 바 있다. 아울러 태풍 갈매기(Kalmaegi)가 목요일 또는 금요일 베트남 남부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며, 베트남 커피 산지의 로부스타 작황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경계가 확산했다.
용어 설명 및 시장 구조 해설참고
– 아라비카·로부스타: 전 세계 커피의 양대 품종으로, 아라비카는 향과 산미가 뛰어나며 주로 브라질·콜롬비아에서 생산되고,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높고 병충해에 강해 베트남이 최대 생산국이다.
– ICE: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로, 커피·코코아 등 소프트 상품 선물이 상장된 글로벌 거래소다.
– 롱 청산(Long liquidation): 상승을 기대하고 보유하던 매수 포지션을 수익 실현 또는 손실 회피 차원에서 정리하는 행위를 말한다.
– Bags·Lots: 커피 선물시장의 재고 표기 단위로, ‘백(bag)’은 통상 60kg 포대를 의미하며, ‘랏(lot)’은 거래소 규격 단위다.
– 라니냐(La Niña): 적도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기후 현상으로, 남반구 브라질에 가뭄성 기상 여건을 유발할 수 있어 커피 작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재고·관세·환율: 수급의 삼각 변수
가격 하락 속에서도, ICE 감시 재고의 축소는 지지 요인으로 남아 있다.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수입에 부과된 50% 관세의 영향으로 ICE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화요일 기준 아라비카 재고는 43만 270포대로 1.75년 만의 최저를 기록했고, 월요일 기준 로부스타 재고도 6,053랏으로 3.5개월 저점까지 하락했다. 미국 바이어들은 50% 관세를 이유로 브라질산 커피 신규 구매 계약을 취소하고 있으며, 미국의 원두(볶지 않은 커피) 수입 중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에서 미국 내 공급 타이트가 심화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는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에 대한 50% 관세를 곧 철폐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지난 월요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이 “놀랍도록 좋았다”고 평가하며, 미·브라질 무역 사안에서 며칠 내 “결정적 해결”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놀랍도록 좋은 회담이었다. 며칠 안에 미·브라질 무역에 대한 결정적 해결이 나올 수 있다.” — 브라질 대통령 룰라
베트남 공급 확대: 로부스타의 하방 압력
베트남 통계청은 10월 13일, 2025년 1~9월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0.9% 증가한 123만 톤(1.230 MMT)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5/26 시즌 베트남 커피 생산은 +6% 증가한 176만 톤(1.76 MMT, 2,94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더불어 베트남 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10월 24일, 기상이 우호적일 경우 2025/26 시즌 생산이 이전 작기 대비 10%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의 로부스타 생산국이다.
기상 변수: 라니냐 확률과 브라질 작황 리스크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 10~12월 라니냐 발생 확률을 71%로 높여 제시했다. 이는 브라질에 과도한 건조를 유발해 2026/27 시즌 커피 작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으로, 해당 시나리오는 중기적으로 수급 타이트를 재점화할 소지가 있다.
글로벌 무역·생산 지표
국제커피기구(ICO)는 10월 6일, 현 마케팅 연도(10~8월) 글로벌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2% 증가한 1억 2,792만 포대라고 밝혔다. 이는 수출과 공급이 대체로 원활함을 시사한다.
브라질 농업공사 코나브(Conab)는 9월 4일, 브라질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4.9% 하향한 3,520만 포대(5월 전망치 3,700만 포대)로 제시했다. 동시에 브라질의 2025년 총 커피 생산도 5월 추정치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0.9% 낮췄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세계 커피 생산이 +2.5% 증가한 1억 7,868만 포대로 사상 최고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성별로는 아라비카가 -1.7% 감소한 9,702만 2,000포대, 로부스타가 +7.9% 증가한 8,165만 8,000포대로 예측됐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이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늘어난 3,100만 포대로 전망됐다. 기말 재고는 2024/25 시즌 2,175만 2,000포대에서 +4.9% 늘어난 2,281만 9,000포대로 예상됐다.
단기 체크포인트환율·관세·날씨
– 환율: 브라질 헤알의 약세는 수출 촉진·선물 헤지 확대로 이어져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준다.
– 관세: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50% 관세는 미국 내 공급 경색·ICE 재고 축소를 야기했으나, 철폐 관측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 조정 변수가 될 수 있다.
– 날씨: 브라질 강수 부족, 베트남 태풍, 라니냐 확률 상승이 공급 리스크 프리미엄을 형성한다.
기자 해설·전망
현재 커피 선물은 환율(헤알)과 기상, 정책(관세)의 다층 변수 속에 상·하방 요인이 혼재한 전형적 스태케이션 국면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헤알 약세와 베트남의 수출·생산 확대 신호가 로부스타 중심으로 가격 상단을 제약하는 반면, ICE 재고 축소와 브라질의 강수 부족, NOAA의 라니냐 확률 상향은 아라비카 측면의 공급 타이트를 시사한다. 관세 정책의 변화 가능성은 미국 내 공급 경색 완화라는 시장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어, 발표 시점에 가격 변동성 급등이 동반될 개연성이 높다. 계절적으로 북반구 겨울 전력 수요 및 물류 변수와 맞물린 항만 가동, 선적 지연 리스크도 유의해야 한다. 종합하면, 단기 박스권 내 변동성 확대 가능성, 중기 기상 리스크 재평가가 공존하는 구간으로 판단되며, 재고 흐름과 환율 방향성이 추세를 가를 핵심 축이 될 것이다.
마케팅·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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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Barc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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