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아라비카 커피 12월물(KCZ25)은 전거래일 대비 +5.20센트(+1.38%) 오른 381.25센트에 장을 마쳤다. 반면 런던 ICE 로부스타 커피 11월물(RMX25)은 -3달러(-0.07%) 하락한 톤당 2,415달러로 마감해 품목별로 방향성이 엇갈렸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BRL)가 미 달러화 대비 15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아라비카 선물시장에는 강한 쇼트 커버링(매도 청산)이 유입됐다. 헤알이 강세를 보이면 브라질 생산자들이 달러표시 수출을 미루는 경향이 있어 국제 가격을 지지한다.
자료 : Barchart
가격을 압박하는 대기 요인도 존재한다. 특히 브라질 커피 산지에 다음 주부터 강우가 예보돼 있어 로부스타 가격은 1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우는 개화기 전반의 토양 수분을 개선해 2026/27년 산 작황을 보호할 가능성이 있다.
재고·관세 이슈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에 50% 관세를 부과한 영향으로 ICE 모니터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9월 18일 기준 ICE 등록 아라비카 재고는 65만8,302포대로 16.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로부스타 재고 역시 6,517로트로 1.75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미국이 수입 커피 생두의 약 3분의 1을 브라질에 의존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는 미국 내 공급 타이트닝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 바이어들이 신규 브라질산 계약을 취소하면서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졌다”
는 시장관계자의 진단은 가격 강세 논리를 뒷받침한다.
기상 변수
이번 주 초, ICE 아라비카 12월물은 계약 최고가로, 근월물(U25)은 7개월 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한편 로부스타도 3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브라질 최대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가 9월 13일 주간에 강수량 0mm를 기록했다는 소마 메테오롤로지아 보고가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미 해양대기청(NOAA)은 10~12월 남반구에 라니냐(La Niña) 발생 확률이 71%라고 발표했다. 라니냐는 열대 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면서 남미에 극심한 건조를 가져오는 기상이변으로, 2026/27년 작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라니냐란? 엘니뇨와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낮아져 전 세계 기후 패턴에 변동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브라질·콜롬비아 등 커피 주산지에는 가뭄을 초래해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공급 전망과 기관별 예측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는 9월 4일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량 예상치를 3,700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로 -4.9% 하향 조정했다. 총 커피 생산 전망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0.9% 하향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3일 2024/25 회계연도(10월~7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1억1,561만5,000포대라고 밝혔다. 특히 7월 단일 월 수출은 -1.6% 감소해 1,160만 포대에 그쳤다.
자료 : Barchart
브라질 세카페(Cecafe)는 7월 녹색 아라비카 수출이 -21%, 로부스타 수출이 -49%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브라질 상무부도 7월 원두 수출량이 -20.4% 감소한 16만1,000t이라고 밝혔다.
반면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코옥수페(Cooxupé)는 9월 12일 기준 산지 수확률이 98.9%라고 밝혀, 수확 압력이 단기적으로 가격을 압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트남 동향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은 2023/24 작황이 -20% 감소한 147만2,000t(4년 만에 최저)으로 추산된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연간 수출이 -17.1% 감소한 135만t이라고 밝힌 반면, 올해 1~8월 수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114만1,000t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커피·코코아협회는 2024/25년도 생산 전망을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이는 글로벌 로부스타 공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단기 수급 전망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해 역대 최대 1억7,868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 로부스타는 +7.9% 증가로 품종 간 온도차가 예상된다.
FAS는 브라질 생산이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 생산이 +6.9% 늘어난 3,100만 포대(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았다. 2025/26 기말재고는 2,281만9,000포대로 +4.9%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스위스 트레이딩 하우스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부족으로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 시각
본 기자는 헤알화 강세와 미·브라질 관세 갈등이 단기적으로 아라비카 가격을 지지하겠으나, 브라질 수확 완료율이 100%에 근접하고 예보된 강우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라니냐 발생 여부가 2026/27년 장기 경기에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재고 흐름과 환율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커피 옵션 및 통화헤지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헤알 강세가 추가 확대되면 생산자 판매가 둔화돼 숏 스퀴즈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