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시장 동향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 가격은 전일 대비 +5.20센트(+1.38%) 오른 380.90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11월물 로부스타 커피(RMX25)는 -3달러(-0.07%) 하락하며 t당 4,450달러에 마감해 시세가 엇갈렸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두 품목의 방향성이 갈린 배경에는 브라질 헤알화(USD/BRL) 강세와 기상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헤알화는 이날 달러 대비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브라질 생산자들의 수출 의욕을 꺾어 아라비카 숏커버링을 촉발했다. 반면 로부스타는 브라질 내 소나기 예보가 수급 완화 기대를 키우며 1주일 만의 저점을 찍었다.
커피 가격을 지지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 수입에 부과한 50% 관세다. 이로 인해 ICE 인증 재고가 급감하고 있다. 9월 18일 기준 ICE 모니터드 아라비카 재고는 16.5개월 만의 최저치인 658,302포대, 로부스타 재고는 1.75개월 만의 최저치인 6,517로트로 줄었다. 미국이 소비하는 원두의 약 3분의 1을 브라질이 공급해 온 만큼, 관세는 국내 공급 긴축으로 직결된다.
수급 변수: 브라질·베트남·라니냐
앞서 9월 16일 아라비카 최근월물(U25)은 7개월래 고점을, 로부스타는 3주래 고점을 각각 경신했다. 같은 날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가 9월 13일 주간 기준 강수 “0mm”를 기록했다는 Somar Meteorologia 보고가 나오면서 개화기 가뭄 우려가 부각됐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0~12월 남반구에 라니냐 확률 71%를 제시했다. 라니냐는 브라질 남동부에 과도한 건조를 초래해 2026/27년 작황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브라질 농업통계청 CONAB도 9월 4일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종전 3,700만 포대에서 -4.9% 하향한 3,520만 포대로 수정했다.
무역 흐름과 재고 변화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3일 7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6% 감소한 1,160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2024/25 회계연도(10월~7월) 누계 수출도 -0.3% 줄어 1억1,561만 포대에 그쳤다. 8월 6일 브라질 무역부 자료에 따르면 7월 브라질산 비가공 커피 수출은 -20.4% 급감한 16만1,000톤에 불과했다. 수출업체 단체 Cecafe 역시 7월 녹원두 수출이 -28%, 아라비카 -21%, 로부스타 -49%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 Cooxupé는 9월 12일 기준 회원 농가 수확률이 98.9%라고 밝혀 추가 공급 압력이 잠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베트남의 경우 2023/24년 가뭄 여파로 생산이 -20% 감소한 147만2,000톤, 2024년 수출은 -17.1% 감소한 135만톤에 그쳤다. 다만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8월 수출이 전년 대비 +7.8% 반등했다고 보고했다.
장·단기 전망
미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글로벌 생산이 사상 최대 1억7,868만 포대로 +2.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아라비카는 -1.7% 감소, 로부스타는 +7.9% 증가로 구성비 변화가 예상된다. 반면 스위스 무역사 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적자를 기록해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시각
헤알화가 강세를 유지한다면 브라질 농가의 헷지 물량이 줄어 국제 시장의 즉시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라니냐로 인한 꽃눈 형성 지연이 가시화되면 펀더멘털 강세 시그널이 중기적으로 유지될 공산이 크다. 다만 ICE 재고가 극단적으로 줄어든 현 시점에서 미국 관세 정책이 완화된다면 가격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으므로, 매수 전략은 헤알화·강수 예보·미국 무역 정책을 동시 모니터링하며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용어 설명
아라비카(Arabica)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산도가 높고 향이 섬세해 고급 원두로 취급된다. 로부스타(Robusta)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맛이 진하며, 즉석커피·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주로 사용된다.
라니냐(La Niña)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져 남미 동부에 건조, 아시아·호주에 폭우를 일으키는 기상이변이다. 커피 생육 단계 중 개화와 체리(열매) 형성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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