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가 전장 대비 +4.40센트(+1.51%) 상승했으며, 런던 ICE에서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02달러(+3.20%) 급등했다. 두 종목 모두 장 초반 약세를 지웠고, 거래 후반에는 한파(서리) 가능성이 부각되며 매수세가 집중됐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기상 전문업체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이번 주 후반 브라질 주요 커피 벨트에 한랭 전선이 접근해 작물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서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은 공급 차질을 우려해 포지션을 재조정했다.
한편 이날 장 초반에는 수확 물량 증가에 대한 부담으로 낙폭을 보인 바 있다. 아라비카 선물은 일주일 만의 저점을, 로부스타 선물은 계약 기준 최저가를 각각 기록했고, 최근월물(N25) 로부스타는 1년 3개월래 최저치를 찍었다. 그러나 날씨 변동성이 시장 심리를 단숨에 뒤흔들며 낙폭을 만회했다.
브라질 수확 진척 상황도 가격 형성의 핵심 변수다. 브라질 상품 조사기관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7월 16일 기준 2025/26 커피 수확률이 77%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74%)와 5년 평균(69%)을 웃돈다. 품목별로는 로부스타 93%, 아라비카 67%의 수확이 완료됐다. 같은 날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이자 수출업체인 쿠슈페(Cooxupé)도 7월 18일 기준 자체 회원 농가의 수확률이 59%라고 발표했다.
로부스타 가격에는 재고 증가도 부담이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로부스타 재고는 6,401계약으로 11.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아라비카 재고는 807,856포대로 3개월래 최저치를 찍으며 종목간 펀더멘털 차이를 드러냈다.
포지션 구조도 변동성을 키웠다. ICE 유럽은 7월 15일 기준 펀드들이 로부스타 선물 숏 포지션을 1,163계약 늘려 순숏 1,294계약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2년 만의 최대 순숏 규모로, 단기적으로 쇼트커버링이 발생할 경우 상승 폭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상 여건도 녹록지 않다.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에 따르면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는 7월 19일 종료 주간 동안 강수량이 ‘0’을 기록했다.
“과도한 건조는 개화·결실 단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이어지는 한파까지 겹치면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동향도 주목된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 세카페(Cecafe)는 6월 그린빈(생두)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27%(180만 포대), 로부스타는 –42%(47만 6,334포대)로 동반 부진했다.
또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점도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만큼, 물류 흐름이 위축될 경우 글로벌 원두 가격이 추가로 뛸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전망이 가격 상단을 제한한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브라질 생산량을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증가한 3,100만 포대(4년래 최고)로 예상했다.
베트남의 2023/24년 생산은 가뭄으로 –20% 감소(147만2,000톤)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2024년 수출은 –17.1%(135만 톤)로 집계됐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년도 생산 추정치를 2,650만 포대로 12월 전망치(2,800만 포대)보다 하향 조정했다. 반면 베트남 통계총국은 7월 7일 올해 1~6월 수출이 4.1% 증가한 94만3,000톤이라고 밝혔다.
USDA 반기 보고서는 가격에 약세 압력을 가했다. 세계 생산은 2.5% 증가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가 예상되며, 아라비카는 –1.7% 감소(9,702만2,000포대)하지만 로부스타는 +7.9% 증가(8,165만8,000포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26기말 재고도 2,281만9,000포대로 4.9%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무역업체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 부족 규모가 –850만 포대에 달해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용어·배경 설명*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미가 뛰어나고 가격이 높은 품종이며, 로부스타는 병충해에 강하고 카페인이 높은 대신 맛이 상대적으로 거칠어 주로 인스턴트·블렌딩 용도로 쓰인다. ICE는 ‘Intercontinental Exchange’의 약자로 뉴욕·런던 등에 선물·옵션 상품을 상장하는 국제 거래소다. ‘포대(bag)’는 국제 커피 거래 단위로 60kg을 지칭한다.
ⓒ 2025 Barchart.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 필자는 직접적·간접적 이해관계를 보유하지 않았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자문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위 기사 내용은 발행 시점 기준이며, 시장 상황 및 통계 수치는 추후 변경될 수 있다. 투자자는 최종 의사결정 전 공신력 있는 원자료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