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시장 동향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두 종류의 커피 선물 가격이 5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산하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10.15센트(+3.52%) 오른 파운드당 2.98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같은 만기 로부스타 커피(RMU25)는 9달러(-0.26%) 하락한 톤당 3,47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산지의 가뭄이 지속되면서 아라비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민간 기상조사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8월 2일로 끝난 주 동안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에 내린 강수량이 평균치의 31%에 불과한 2.7㎜였다고 밝혔다.
반면 로부스타 시장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 북부·중부 지역에 이번 주 광범위한 비 예보가 나오면서 약세를 보였다. 기상 호조가 수확량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재고 변화가 가격에 미친 영향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공인 재고는 754,516포대로 14.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해 가격을 지지했다. 반대로 로부스타 공인 재고는 7,029로트로 1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늘어나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로부스타 선물시장에서는 펀드 매니저들의 공매도 물량이 크게 늘어 (주간 1,226계약 증가) 순쇼트 5,854계약으로 2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도한 공매도 포지션은 단기적인 쇼트커버링(되사기)이 발생할 경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관세 면제 논의와 미국 수입 관세 정책
지난주 아라비카 선물 가격이 3주 만의 저점까지 밀린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를 對브라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탓이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É)와 미국 전미커피협회(NCA)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관세 면제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윌버 로스 룻닉 미국 상무장관은 “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상품은 관세 예외 대상이 될 수 있다
“고 언급한 바 있다.
브라질·베트남 수확 진행 상황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이자 수출업체 그룹인 코옥수페(Cooxupé)는 8월 1일 기준 회원농가의 2025/26년산 커피 수확률이 74%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기관 사프라스앤메르카두(Safras & Mercado)에 따르면 브라질 전체 기준으로는 7월 30일 현재 총 수확률 90%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87%와 최근 5년 평균 84%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로부스타가 98%, 아라비카가 85% 수확 완료됐다. 수확 진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소식은 단기 공급 확대 우려를 자극해 가격 하방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급 전망과 국제기구·기관 통계
지난달 아라비카 선물은 8개월 만의 최저가,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만의 최저가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풍부한 공급 전망 때문이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재배연도 세계 커피 생산량이 1억 7,868만 8,000포대(전년 대비 2.5% 증가)로 사상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 생산은 9,702만 2,000포대(-1.7%)로 감소하지만 로부스타는 8,165만 8,000포대(+7.9%)로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보고서는 2025/26 기말 재고가 2,281만 9,000포대(+4.9%)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스위스 기반 커피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마케팅연도 아라비카 공급 부족 규모를 850만 포대로 추정해 전년 550만 포대보다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수출 동향 및 생산 차질
7월 16일 CECAFÉ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 6월 그린커피(생두) 수출은 230만 포대로 전년 대비 31% 급감했다. 같은 기간 아라비카 수출은 27% 줄어 180만 포대, 로부스타 수출은 42% 감소한 47만 6,334포대를 기록했다.
베트남의 경우 가뭄 여파로 2023/24 재배연도 생산량이 147만 2,000톤(-20%)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베트남 통계청(GSO)은 2024년 커피 수출량이 135만 톤(-17.1%)이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2025년 1~6월 누적 수출은 94만 3,000톤(+4.1%)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 생산 전망을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아라비카·로부스타 용어 설명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산미가 뛰어나고 향미가 복합적인 품종으로, 전 세계 커피 시장 점유율 60% 안팎을 차지한다. 로부스타는 상대적으로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다. 즉석 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주로 사용되며 가격 변동성이 아라비카보다 크다.
투자자는 두 품종의 재배 환경·재고·수출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여 가격 움직임을 예측해야 한다. 특히 기상 변수, 국가별 관세 정책, 펀드 포지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기적인 가격 스파이크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향후 시장 변수와 전망
전문가들은 브라질 건기 장기화 여부와 베트남 우기 강수량이 하반기 커피 가격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만약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주의 강수 부족이 이어진다면 꽃피는 시기(florada)에 악영향을 주어 2026/27년산 수확량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로부스타 시장에서 펀드 순쇼트 포지션이 역사적 고점에 근접해 있다는 점은, 기상 악재나 물류 차질 등 예기치 못한 공급 쇼크가 발생할 경우 급격한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위험을 내포한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브라질의 가뭄 지속 여부, 베트남 강우 패턴, 미국의 관세 면제 결정이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며, 중장기적으로는 USDA·Volcafe가 제시한 아라비카 공급 부족 구조가 가격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