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브라질 현지 수확 속도 가속화에 따라 하락세를 보였다. 18일(현지 시각)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9월물 아라비카(KCU25)는 전 거래일 대비 -1.66% 하락한 -5.10센트를 기록했고, 런던 ICE 9월물 로부스타(RMU25)는 -0.12%(-4달러) 내려갔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민간 조사기관 사프라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같은 달 16일 기준 2025/26년 수확이 전체의 77%까지 진척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74%와 최근 5년 평균 69%를 동시에 웃돈다. 세부적으로 로부스타는 이미 93%가 끝났고, 아라비카는 67% 완료됐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도 7월 11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49.3%라고 보고했다. 코옥수페는 브라질 최대 커피 수출 조직으로 시장 영향력이 막강하다.
단기 반등 요인도 존재한다. 15일(월) 브라질 민간 기상업체 소마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에 ‘7월 6~12일 사이 강수량 0mm’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과도한 건조로 열매 생장 지연 및 수확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
건조 우려는 3주 만의 고점 형성으로 이어졌으나, 이날은 대규모 수확 진척 뉴스에 밀려 상승폭을 반납했다.
한편 ICE가 관리·감독하는 로부스타 재고는 17일 10개월 만의 최고치 5,995랏을 기록하며 수급 완화 기대를 키웠다. 아라비카 재고는 5월 27일 89만2,468포대로 5개월 반 최고치까지 늘었다가 7월 17일 81만9,061포대로 다소 감소했다.
수출 동향·무역 변수
브라질 세카페(CECafé)는 6월 녹색 커피(가공 전 원두) 수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에 그쳤다고 16일 발표했다. 품목별로 아라비카가 -27%(180만 포대), 로부스타가 -42%(47만6,334포대) 급감했다. 수출 감소 자체는 가격 지지 요인이지만, 예상치를 밑돌지 못해 하락 흐름을 막지 못했다.
또 다른 이슈는 미·브라질 무역 갈등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7월 10일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 브라질의 대미 공급 차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단기 변동성을 부추기고 있다.
글로벌 공급 전망도 주가를 누르는 핵심 변수다.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1억7,868만 포대(+2.5% YoY)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1.7% 줄어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늘어 8,166만 포대로 예측됐다. 동일 보고서는 2025/26년 기말 재고가 2,281만9,000포대(+4.9%)로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민간 트레이더 볼카페(Volcafé)는 아라비카 시장이 2025/26년 -850만 포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2024/25년 -550만 포대 적자보다 확대돼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베트남 변수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 베트남은 2023/24년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이 -20% 감소해 147만2,000톤, 4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2024년 전체 수출도 -17.1% 줄어 135만톤에 그쳤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년 생산 전망치를 2,650만 포대로 하향했으나, 베트남 통계청은 7월 7일 “올해 1~6월 수출이 4.1% 증가한 94만3,000톤”이라며 회복 기조를 시사했다.
참고 용어 설명*
•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재고: 국제선물거래소가 승인한 창고에 보관 중인 인증 원두 재고로, 실물 인수·도출 가능 물량을 뜻한다.
• 랏(lot): 선물거래 최소 계약단위. 커피의 경우 1랏=10톤(ICE 아라비카) 또는 5톤(ICE 로부스타)에 해당한다.
이 같은 생산·수출·재고 지표는 투자자에게 가격 하방 위험을 재차 환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