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커피 대규모 수확 압력에 국제 커피 선물가격 4% 가까이 급락

21일(현지시간)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 거래일 대비 -11.65센트(−3.84%)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고,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61달러(−4.81%) 떨어지며 마감했다.

2025년 7월 21일, 나스닥닷컴·바차트(Barchart) 공동 보도에 따르면, 이날 로부스타 최근월물(N25)은 1년 3개월 만의 최저가를 기록했고 9월물 로부스타 역시 계약 기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브라질에서 본격화된 대규모 수확(하베스트) 물량이 단기간에 시장에 쏟아지면서 가격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수확 진행 상황에 관한 세부 지표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브라질 곡물조사기관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7월 16일 기준 2025/26(브라질산) 커피 수확률이 전체의 77%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74%는 물론 5년 평균 69%를 웃도는 속도다. 같은 기간 로부스타는 93%, 아라비카는 67%가 수확 완료됐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코옥수페(Cooxupe)도 7월 11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49.3%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재고·수급 동향

로부스타 현물 재고도 가격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로부스타 재고는 21일 10.75개월 만의 최고치인 6,243로트(lot)로 늘어났다. 반면 ICE 아라비카 재고는 81만 1,024포대로 3개월 최저치를 기록하며 품목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Minas Gerais)는 7월 19일 종료 주간 강수량이 ‘0㎜’를 기록했다.” —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의 지속적 가뭄은 작황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가격 지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

투기적 포지션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ICE 유럽이 7월 15일 마감 주간 집계한 결과, 기관·헤지펀드의 로부스타 순공매도 포지션은 1,294계약으로 2년 만의 최대치다. 과도한 숏(Short) 포지션은 단기 쇼트커버링 랠리 발생 시 변동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정책 변수

브라질발 공급 감소 신호도 일부 존재한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는 6월 원두 수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27% 감소한 180만 포대, 로부스타는 42% 감소한 47만 6,334포대라고 밝혔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산 커피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 지지 요인으로 거론됐다.


글로벌 생산 전망

그러나 최근 두 달간 가격 전반은 공급 과잉 전망에 눌려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글로벌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 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는 7.9% 증가해 8,165만 포대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보고서는 2025/26기말 재고가 2,281만 포대로 4.9% 늘어날 것이라 덧붙였다.

베트남 상황도 합류한다. 가뭄 여파로 2023/24 생산은 147만 2,000t으로 20% 급감했으나,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상반기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4.1% 늘어난 94만 3,000t이라고 발표했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지난 3월 2024/25 생산 추정치를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스위스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시장 적자가 850만 포대로 확대돼 5년 연속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용어·배경 설명*

*아라비카는 고산지에서 재배되며 풍미가 풍부해 고급 원두로 분류된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되고 카페인 함량이 높으며 주로 인스턴트커피 원료로 쓰인다. ‘로트(lot)’는 거래소 규격별 묶음 단위를 의미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 등에 기반을 둔 국제상품거래소다. 여기서 모니터링 재고는 공인 창고에 보관된 선물 인도 가능 재고를 가리킨다.


전문가 해설 및 전망

현재 커피 시장은 브라질 조기 수확→단기 공급 중가→선물 매도압력이라는 전형적 하락 구도와, 장기 기후불안·브라질·베트남 수출 감소→중장기 공급 불확실성이라는 상반된 구조가 맞물려 있다. 특히 헤지펀드의 매도 포지션 누적이 깊어질수록 적은 재료에도 급격한 반등이 가능하다는 점이 향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원두 조달이 필수인 국내 커피업계는 가격 헤지 전략을 다변화하고, 환율·관세 리스크를 동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또한 4분기 이후 원두·커피음료 소비자가격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