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23일(현지 시각) 뉴욕 ICE 원당 10월물(#11)은 전일 대비 -0.92% 내린 1.5주 최저가를 기록했고,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5)도 -0.57% 하락하며 1주 만의 저점을 찍었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 브라질의 공장들이 사탕수수를 공격적으로 압착(crushing)하면서 더 많은 물량을 설탕(sugar) 생산으로 돌리고 있다는 소식이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데이터그로(Datagro)는 이번 달 상순에 브라질 중남부 공장들이 가용 사탕수수의 54%를 처리해 약 320만 톤(MMT)의 설탕이 추가로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은 이미 3개월간 꾸준히 후퇴해 뉴욕 원당은 이달 초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거의 4년 만의 저점까지 밀린 바 있다. 이는
“2025/26 시즌에 최대 8년 만의 750만 톤 글로벌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
이라는 차르니코프(Czarnikow)의 6월 30일 전망이 단초가 됐다. 미국 농무부(USDA) 역시 5월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기말 재고도 7.5% 늘어난 4,118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지난주 말 잠시 반등이 나타난 이유는 글로벌 수요 신호 덕분이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을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설탕 소비가 현행 1,100만 톤에서 4.4% 증가한 1,150만 톤까지 늘 수 있다고 추산했다.
브라질 공급 차질은 단기적으로 지지 요인이다. 산업단체 유니카(UNICA)는 6월까지 누적된 2025/26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 산하 코나브(Conab)도 지난달 2024/25 생산을 -3.4% 줄어든 4,411만 톤으로 제시하며 가뭄‧폭염에 따른 수확량 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인도·태국의 증산 전망은 하방 압력을 유지한다. 인도 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2025/26 인도 생산이 1년 전보다 19% 늘어난 3,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인도설탕공장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 시즌 5년 만의 최저치 2,620만 톤에서 급반등하는 규모다. 아울러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5월 2일 2024/25 태국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 톤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 시즌 글로벌 공급 부족을 547만 톤(9년 만의 최대)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2023/24 시즌에는 131만 톤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보고서에서 ISO는 2024/25 생산 전망치를 1억7,480만 톤으로 70만 톤 하향했다.
용어 해설
• ISO: 1968년 설립된 정부 간 기구로, 설탕 시장 조사와 정책 협의를 담당한다.
• USDA: 미국 농무부로, 반기별로 전 세계 농산물 수급을 발표한다.
• UNICA: 브라질 사탕수수 업계 단체로 매반월 설탕·에탄올 생산 자료를 공개한다.
기자 해설※ 전 세계 설탕 시장은 생산·소비·환율·에너지 가격 등 복합 변수를 반영해 변동성이 크다. 최근 브라질의 기상 이변과 중국·미국 수요 재점검이 단기 반등을 만들어냈지만, 인도·태국의 공급 확대 시나리오와 USDA·Czarnikow의 대규모 흑자 전망은 중장기 하락 압력을 강화한다. 트레이더들은 기후 뉴스와 정책 변화에 따라 선물 곡선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