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 9월 17일 기준금리 15% 동결 전망 – 로이터 설문

가브리엘 부린 기자 | 부에노스아이레스발

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BCB)이 오는 9월 1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Selic)를 연 15%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로이터가 9월 8일부터 12일까지 전 세계 이코노미스트 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높은 물가 압력을 고려해 지난해 9월 이후 총 450bp(4.50%포인트)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던 긴축 사이클을 7월 회의에서 일단 중단한 뒤 두 번째로 금리를 고정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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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결이 현실화되면 BCB의 신중한 기조는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반까지 중앙은행이 다소 완화적(dovish) 태세로 선회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예상보다 매파(긴축)적인 스탠스를 유지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위원회(Comitê de Política Monetária·Copom)는 9월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Selic를 15%에 유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응한 41명 전원이 이번 회의에서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물가와 고용, 복합적 압력

리우데자네이루 소재 리오브라보 인베스티멘투스의 이코노미스트 조제 알파익스는 “

중앙은행이 목표 수준에 근접하도록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는 성과를 냈으나,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하고 대외 불확실성도 크다

“고 말했다. 그는 “헤알화 강세가 물가 억제에 도움이 됐지만,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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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8월 소비자물가지수(IPCA)는 전월 대비 -0.11%를 기록해 1년 만에 첫 월간 디플레이션을 보였다. 그러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13%로 중앙은행 목표치 3%(허용 오차 ±1.5%p)를 여전히 크게 웃돌았다. 특히 서비스 물가는 같은 달 0.39% 올라 역대 최저 실업률과 맞물린 기조적 물가압력을 시사한다.

중앙은행이 매주 실시하는 설문에서도 3% 중장기 물가 목표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단에 머물러 있다. 이는 올해 헤알화 강세로 다소 완화됐음에도 ‘닻을 내리지 못한(unanchored)’ 상태라는 평가다.


“장기간 제약적 금리 필요”

가브리엘 갈리폴루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물가 기대가 목표에 수렴하는 속도가 느리다”며 차입 비용을 제약적 수준에서 유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줄리우 세자르 지 멜루 바호스 방쿠 다이코발 이코노미스트는 “

서비스 부문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높다. 중앙은행은 장기간 신중한 메시지를 강화해야 한다

“고 진단했다.

또한 Copom은 최근 미국의 브라질산 제품 관세 인상이 가져올 불확실성 확대를 의사록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책 기조를 더욱 조심스럽게 만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금리 인하 시점·폭에 대한 시장 전망

설문에 참여한 36명의 응답자 중, 10명은 12월, 13명은 내년 1월, 9명은 3월에 첫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Copom은 2월에는 회의를 열지 않는다는 점도 일정에 영향을 미친다.

인하 폭과 관련해선 23명이 25bp, 12명이 50bp, 1명이 100bp 인하를 전망했다. 분기별 중간(미디언) 전망에 따르면 Selic는 2025년 말까지 15%를 유지한 뒤, 2026년 1분기 말에는 14.25%까지 총 75bp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용어 해설

Selic 금리는 브라질 국채(국채 담보 당일물) 간 거래에 적용되는 무위험 기준금리로, 실질적으로 브라질 경제 전반의 대출·예금 금리를 결정짓는 지표다.

Copom은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에 해당하는 기구로, BCB 산하에서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정례회의는 연 8회이며, 2월에는 회의가 없다.

헤알화 강세는 브라질 통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수입물가를 낮춰 물가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지나친 강세는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전문가 진단과 향후 변수

시장 참여자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 흐름 ▲헤알화 변동성 ▲미국·유럽 등의 금리와 무역정책 ▲국내 노동시장 타이트닝 정도를 핵심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발 보호무역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브라질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더 긴 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글로벌 성장 둔화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국내 고용시장이 조정을 받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Copom이 ‘연속 동결→점진 인하’로 전환할 타이밍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향후 시장은 12월 또는 내년 1월 회의에서 발표될 Copom 의사록과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