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Banco Central do Brasil)이 기준금리 15%를 인플레이션 3% 목표 달성을 위해 계속 유지할지가 적절한지에 대해 여전히 심층적으로 검토 중이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의 경제정책 담당 이사 디오구 기헨(Diogo Guillen)이 상파울루에서 열린 워렌 인베스티멘토스(Warren Investimentos) 주최 행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기헨 이사는 “우리는 현 15% 수준이 물가를 목표치로 끌어내리기에 적정한지 아직도 평가 단계에 있다”며 “적정 금리가 확정되면 매우 장기간(muito prolongado)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리는 여전히 이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에 적절한지 평가하고 있다. 일단 적정 금리가 결정되면 그것은 아주 오랫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다.”
는 발언으로 요약된다.
브라질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Copom)는 2024년 7월 말 회의에서 2005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15%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작년 9월부터 총 450bp(4.50%p)를 인상한 이후 첫 동결로, 차입비용을 ‘매우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던진 바 있다.
물가 상황도 주목받고 있다. 2024년 7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23%로 전달의 5.35%에서 소폭 둔화됐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수치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3% 목표를 상회하고 있으며,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목표치에서 이탈해 있다.
기헨 이사는 최근 발표된 물가가 예상을 밑돌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핵심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목표를 웃돈다는 사실”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목표(3%)와 실제(5%대)의 괴리를 거론하며, 기대 인플레이션과 공식 전망치 역시 목표 수준에서 이탈(disanchored)돼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모멘텀 둔화도 언급됐다. 브라질 경제는 중앙은행의 긴축 스탠스 영향으로 점차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기헨 이사는 설명했다. 그는 “이는 예상됐던 결과다”라며, 금리 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real lag) 실물경제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elic 금리란?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흔히 셀릭(Selic) 금리로 불린다. 이는 브라질 국채 레포(Repo) 거래 평균금리를 기반으로 한 지표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직접 통제하는 가장 핵심적인 단기 정책금리다. 셀릭 금리가 오르면 대출·모기지 이자율도 동반 상승해 가계·기업의 차입 여력이 줄어든다. 반대로, 과도한 물가 상승 압력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시장·전문가 반응은 엇갈린다. 브라질 내·외의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중반 이후 완만한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인플레이션 기대가 확실히 앵커링(anchoring)되기 전까지 중앙은행이 ‘긴 호흡’으로 현재 수준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이와 관련해, 몇몇 경제학자들은 “15% 금리는 실질금리(real rate)를 두 자릿수로 끌어올려 경기 둔화 압력을 지속시킬 수 있다”
고 평가한다. 반면, 일부는 “성장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면 하반기 중 조기 완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고 반론을 제기한다.
기자의 시각에서 볼 때, 브라질 중앙은행이 ‘매우 장기간’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한 것은 시장에 정책 신뢰성(policy credibility)을 확고히 심어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압력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또한 최근 남미 전역에 걸친 식품·농산물 가격 변동성, 글로벌 유가 흐름, 미국 연준(Fed)의 추가 긴축 여부 등 대외 리스크가 여전히 산재해 있으며, 이는 브라질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물가가 3% 목표에 수렴하기 전까지 Selic 금리 15%는 상당 기간 유지될 공산이 크다. 다만, 경기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치를 웃돌 경우, 2025년 하반기 이전에도 완만한 인하 사이클이 시험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