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시황] 21일(현지시간)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커피 선물 가격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 ICE의 9월물 아라비카(KCU25)는 9.25센트, 즉 -3.05% 떨어졌고,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RMU25) 역시 107달러, -3.20% 급락했다.
2025년 7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가격 약세의 1차적 배경은 브라질 주요 산지의 수확 진척 속도가 예년을 크게 앞지르며 시장에 단기 공급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질 현지 조사기관 Safras & Mercado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2025/26 마케팅연도 기준 브라질 전체 커피 수확률이 7월 16일 현재 7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의 74%는 물론, 5년 평균 6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로부스타가 93%, 아라비카가 67% 수확 완료됐다.
세계 최대 커피 수출 조직이자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인 Cooxupe도 7월 11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49.3%라고 발표했다. 두 기관의 데이터는 공급 확대 압력을 뒷받침한다.
재고·수급 동향
가격 약세는 선물거래소 재고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ICE가 감독하는 로부스타 재고는 7월 21일 현재 6,243 로트로, 약 10.8개월 만의 최고치다. 아라비카 재고 역시 5월 27일 892,468포대(60kg 기준)까지 상승한 뒤 7월 18일 814,055포대(2.5개월 저점)까지 다소 조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브라질 주요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가 7월 19일 주간 강수량 ‘0’㎜를 기록하는 등 과도한 건조가 지속되면서, 중장기적 수확량 불확실성은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요소로 꼽힌다.
“펀드의 과도한 공매도 포지션은 단기 쇼트커버링(청산) 시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 ICE Europe 주간 포지션 보고서
ICE 유럽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펀드 순공매도 잔고(로부스타)가 전주 대비 1,163계약 늘어난 1,294계약으로 2년 만의 최대치를 경신했다.
무역·정책 변수
브라질의 2025년 6월 녹커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에 그쳤다. 아라비카(-27%)와 로부스타(-42%) 모두 큰 폭으로 줄어 Cecafe 통계에서도 공급 축소가 확인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제품에 50% 관세를 예고한 점도 물류 차질 우려를 키웠다. 브라질은 아라비카 최대 생산국으로, 유통망 차질 시 프리미엄이 확산될 수 있다.
장·단기 전망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풍부한 공급이 우세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미 농무부(USDA) 산하기관 FAS는 6월 25일 전망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생산량을 사상 최대 1억 7,868만 포대로 전망했다. 아라비카 -1.7% 감소가 예상되지만, 로부스타 +7.9% 증가가 총량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동 보고서는 2025/26 기말 재고가 2,281만 포대로 4.9% 늘어날 것이라며 가격에 하방 압력을 시사했다. 다만 스위스 트레이더 Volcafe는 아라비카 시장이 2025/26연도 -850만 포대 적자를 기록하며 5년 연속 수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별도 추정했다.
베트남의 경우 2023/24 기상 악화로 생산량이 147만t(-20%)로 급감했고, 2024년 수출도 17.1% 줄어든 135만t을 기록했다. VICOFA는 3월 26.5백만 포대로 2024/25 생산 전망치를 하향했으나, 베트남 통계청은 1~6월(2025년) 수출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94만3,000t이라며 일부 회복세를 시사했다.
용어·시장 구조 해설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향미가 뛰어나 커피 전문점에서 선호한다.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에서 재배되어 카페인이 다소 높고, 인스턴트·블렌딩용으로 많이 쓰인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에 기반을 둔 선물거래소로, 농산물·에너지 등 원자재 선물 가격의 글로벌 기준 가격을 형성한다. 각 품목별 공인 창고 재고(Exchange-certified stocks)가 공급/수요의 실시간 지표로 사용된다.
전문가 시각
국내 한 원자재 운용역은 “브라질 수확 가속과 재고 누적은 단기 하락 요인이지만, 기상이변·정책 변수·펀드 숏포지션 등은 향후 반등 촉매가 될 수 있다”며 “단기 변동성에 유의하되 중장기 수급 불균형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시장은 브라질 기상과 베트남 생산을 동시에 주시하며, 펀드 포지션 변화와 통상 정책 리스크가 결합할 때 가격이 급격히 움직일 소지가 크다. 투자자라면 매매 전략 수립 시 재고 데이터와 정부 정책 발표 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