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는 전일 대비 +11.05센트(+3.032%) 오른 파운드당 3.5개월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 역시 +74달러(+1.56%) 상승해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2025년 8월 22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급등세는 브라질 주요 산지의 건조·한파 피해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반영된 결과다. 특히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커피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Minas Gerais)가 8월 10~16일 동안 ‘0mm’의 강수량을 기록한 점과, 지난주 갑작스러운 서리(frost) 피해 보고가 공급 차질 우려를 확대했다.
“지난주 서리로 일부 농가가 잎과 꽃눈을 잃어 2026/27 작황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현지 재배자들의 증언(익명)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공급 부족 심리가 가중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브라질산 원두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로스터(커피 가공업체)들이 신규 계약을 대거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미국이 수입하는 비가공 커피의 약 3분의 1을 공급해 왔다는 점에서, 단기 수급은 더욱 빠듯해질 전망이다.
브라질 수출 급감도 가격 지지 요인이다. 브라질 무역부는 8월 6일 발표에서 7월 비가공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t이라고 밝혔다. 동시 발표된 세카페(Cecafe) 통계에 따르면, 7월 그린빈(green coffee) 수출은 -28% 감소한 240만 포대(bag)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가 -21%, 로부스타가 -49% 급감했으며, 1~7월 누적 수출 역시 -21% 감소한 2,220만 포대에 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ICE) 창고 재고도 바닥권이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지난주 72만6,661포대로 1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은 뒤 72만9,829포대까지 소폭 회복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6,642계약으로 4주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는 7월 28일 기록한 2년 만의 최고치(7,029계약)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다만 브라질 현지 수확률은 99%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컨설팅 업체 세프라스 앤드 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8월 20일 기준 2025/26 시즌 총 수확 진척률이 99%라고 밝혔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100%, 아라비카 98%가 완료됐으며, 최대 협동조합 쿠시우페(Cooxupé) 소속 농가 기준으로는 8월 15일 현재 86.1%가 끝난 상태다. 풍부한 물량이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자료에서 2025년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7.3% 증가해 1,169만 포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만 2024/25 회계연도(10월~6월) 누적 수출은 -0.2% 감소한 1억414만 포대에 머물렀다.
베트남은 극심한 가뭄 탓에 타격을 받았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3/24 생산량은 -20% 감소해 147만2,000t(4년 만의 최저)로 추정된다. 수출 역시 2024년 들어 -17.1% 줄어든 135만t에 그쳤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 생산 전망을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베트남 통계청은 2025년 1~7월 수출이 +6.9% 증가한 105만t이라고 밝혔다.
USDA 해외농업국(FAS) 중장기 전망에 따르면, 2025/26 세계 생산은 1억7,868만 포대(+2.5%)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전망이다. 아라비카는 -1.7% 줄지만 로부스타가 +7.9% 증가해 8,165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브라질 생산은 +0.5% 늘어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증가한 3,100만 포대가 전망됐다. FAS는 2025/26 기말 재고가 전년 대비 +4.9% 늘어난 2,281만9,000포대에 이를 것으로 봤다. 그러나 글로벌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850만 포대로, 2024/25 시즌의 -550만 포대보다 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며 5년 연속 적자를 경고했다.
■ 용어 설명 및 시장 구조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는 커피나무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향이 섬세하고 산미가 두드러져 고급 원두로 대우받는다.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많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커피나 블렌드용으로 주로 쓰인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맛·가격 측면에서 차별화된 선택지를 제공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농산물·금속·에너지 선물을 다루는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소다. 재고(Stocks)는 ICE가 지정 창고에서 직접 계량·검사한 물량만 인정되어 공식 지표로 여겨진다.
■ 기자 전문 분석
브라질·베트남 모두 기후 리스크가 빈발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관세 정책까지 겹치며 커피 시장이 복합적인 공급 불확실성 국면에 진입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 간 재고 확보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로부스타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인스턴트 커피 가격부터 먼저 오름세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브라질 수확이 사실상 종료돼 물리적 공급은 꾸준히 출하될 전망이다. 또한 FAS가 예상한 중장기 증산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 2026년 이후에는 가격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ICE 재고 추이와 현물 프리미엄 변화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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