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설탕 증산 영향에 국제 시세 하락…인도·태국 변수 여전

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브라질의 생산 확대 소식에 밀려 약세로 마감했다. 7월 인도산 원당 11호(뉴욕 ICE)는 전일 대비 -0.16센트(-0.82%) 내린 19.33센트에, 8월 런던 백설탕 5호는 -5.30달러(-0.93%) 하락한 56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Unica)는 2024/25 시즌(4월~익년 3월) 개시 이후 5월 말까지 누적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8% 증가한 783만 7,000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사탕수수 수확분 가운데 설탕으로 전환된 비중이 전년 동기의 46.68%에서 47.88%로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인도의 수출 감소 우려가 가격을 밀어올렸다. 인도 정부는 에탄올 혼합 비율을 높여 교통용 연료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에탄올 생산이 늘면 사탕수수 원료가 알코올로 빠져나가 설탕 수출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가 힘을 얻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6월 17일 보고서에서 2023/24년도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기존 -68만 9,000톤에서 -295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브라질의 생산 전망은 꾸준히 상향되고 있다. Unica가 집계한 2023/24년(지난달 종료) 브라질 설탕 생산량은 4,242만 5,000톤으로 전년 대비 25.7% 급증했다. 브라질 농업통계청 Conab 역시 4월 25일 발표에서 2024/25년 설탕 생산을 사상 최대인 4,629만 2,000톤(+1.3%)으로 내다봤다. 사탕수수 재배 면적이 8년 만에 최고치인 870만 헥타르(2,150만 에이커)로 늘어난 것이 배경이다.

인도·태국 변수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5월 13일, 2023/24년 10월~4월 설탕 생산이 3,14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516개 설탕공장이 조업을 중단해 전년(460개)보다 휴·폐쇄가 빨랐다.

인도 기상청(IMD)은 5월 30일 “몬순(우기)이 예년(6월 1일)보다 앞서 남부에 상륙했다”고 발표했다. 6~9월 예상 강수량은 평년 대비 106%로, 전년(평년 대비 -6%)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몬순이 예년보다 강하더라도 설탕 수확은 이미 줄어든 상황이어서 수출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인도 정부는 국내 공급 안정을 위해 지난해 10월 31일부터 시행하던 설탕 수출 제한 조치를 당분간 유지한다고 재확인했다. 인도는 2022/23 시즌에 611만 톤의 설탕만 수출을 허용했으며, 이는 1,110만 톤을 기록했던 전년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태국에는 폭염·가뭄 리스크가 겹쳤다. 태국 기상청은 5월 6일 “77개 주 가운데 3분의 1 이상에서 1958년 이후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엘니뇨로 인한 저조한 강수까지 겹치며 올해 사탕수수 수확량은 1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태국 정부는 4월 22일, 2023/24 작황(12월~4월 17일) 설탕 생산량을 877만 톤으로 추정하며, 2월에 태국설탕공사(TSMC)가 예상한 750만 톤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수급 지표

미국 농무부(USDA)는 11월 23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3/24년 세계 설탕 생산이 1억 8,346만 톤(+4.7%)으로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는 1억 7,843만 톤(+1.2%)으로, 재고는 3,368만 톤(-13.3%)으로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ISO 역시 2월 28일 공급 부족 전망치를 -33만 5,000톤에서 -68만 9,000톤으로 확대했다.

용어 풀이와 배경
원당 11호(ICE):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료당(정제 전 설탕) 선물 계약.
백설탕 5호(ICE 런던):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 계약.
MMT: Million Metric Tons(백만 미터톤) 단위.
ISO: 87개 회원국이 가입한 국제설탕기구, 설탕 수급 데이터와 정책 연구를 담당.
Unica: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로, 생산·수출 통계를 주기적으로 발표.

전문가 시각

글로벌 설탕 시장은 브라질의 공급 확대로 단기적인 가격 압박이 가해지는 반면, 인도·태국·엘니뇨 등 기후·정책 변수로 불확실성도 공존한다. 브라질의 생산 증가폭(11.8%) 이외에도 인도의 에탄올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시세는 “공급 과잉과 부족 사이”를 오가는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세계 최대 소비국인 인도의 내수 확대와 신흥국들의 설탕 수요 회복세가 맞물리면, 하반기 이후 재고가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브라질 레알 환율, 날씨 리스크, 에탄올 정책을 복합적으로 감안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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