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가격이 브라질의 생산 전망 상향 소식에 급락했다. 3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 11호 선물(SBH26)은 -0.43센트(-2.94%) 하락해 약세로 마감했으며, 12월 인도분 런던 ICE 백설탕 5호 선물(SWZ25)도 -9.90달러(-2.34%) 떨어졌다. 두 벤치마크 모두 지난주 기록적 저점 직상단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11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작황 예측기관 코나브(Conab)가 2025/26 설탕 생산 전망치를 종전 4,450만 톤에서 4,500만 톤(MMT)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 가격 하락을 촉발했다. 시장은 이미 공급 과잉 가능성을 반영해왔으나, 최대 생산국의 추가 증산 신호가 단기 심리를 더욱 냉각시켰다.
지난주 목요일, 뉴욕 원당 선물은 최근월 기준 5년 만의 최저를, 런던 백설탕은 약 4년 9개월 만의 최저를 각각 기록했다. 배경에는 브라질의 높은 생산과 글로벌 설탕 잉여 전망이 있다. 10월 21일 다타그로(Datagro)는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2026/27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4,400만 톤으로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해, BMI 그룹은 10월 13일 2025/26 글로벌 설탕 잉여를 1,050만 톤으로,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10월 7일 410만 톤으로 각각 전망했다.
브라질의 실물 공급 증가도 약세를 부추겼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 우니카(Unica)에 따르면, 10월 상반월 센터-사우스 지역 설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248만4천 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제당소의 사탕수수 배분에서 설탕 비중은 48.24%로 전년 동기 47.33%에서 상승했다. 아울러 2025/26 시즌 누적(10월 중순 기준) 센터-사우스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0.9% 증가한 3,601만6천 톤으로 집계됐다.
인도·태국 변수: 공급 확대 가능성
가격에는 인도의 수출 증가 가능성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30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937.2mm로 정상 대비 +8%를 기록해 지난 5년 중 가장 강한 몬순을 보였다고 밝혔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재배 면적 확대를 근거로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인도제당공업협회(ISMA)가 밝힌 2024/25년 생산 2,620만 톤(전년 대비 -17.5%, 5년 내 최저) 이후의 반등 시나리오다.
설탕 트레이더 수크덴(Sucden)은 2025/26 시즌 인도가 에탄올용으로 전용할 설탕이 400만 톤에 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내 잉여 완화에 충분치 않아, 인도 제당소들이 설탕을 최대 400만 톤까지 수출할 여지를 남긴다는 분석이다. 이는 당초 시장의 200만 톤 수출 기대치를 웃도는 수치로,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의 수출 확대는 국제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태국의 생산 회복세도 약세 요인이다. 10월 1일 태국제당업협회(Thai Sugar Millers Corp)는 2025/26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5% 늘어난 1,050만 톤으로 전망했다. 앞서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동국의 공급 변화는 아시아·중동 수입수요와 가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글로벌 수급 전망: ISO vs USDA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수급을 -23만1천 톤 적자로 예상했다. 이는 6년 연속 적자 전망이지만, 2024/25의 -488만 톤 적자 대비 축소된 수치다. ISO는 같은 기간 세계 생산이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8,060만 톤, 세계 소비는 +0.3% 증가한 1억8,080만 톤을 각각 전망했다.
ISO: “2025/26 글로벌 설탕 수급은 -23만1천 톤 적자, 생산 1억8,060만 톤, 소비 1억8,080만 톤.”
반면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만8천 톤으로, 인간 소비를 +1.4% 늘어난 1억7,792만1천 톤으로 각각 추정했다. 또한 기말 재고는 +7.5% 증가한 4,118만8천 톤으로 전망했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는 국가별로 브라질 2025/26 생산을 +2.3% 증가한 4,470만 톤으로, 인도는 +25% 증가한 3,530만 톤으로,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톤으로 각각 내다봤다.
USDA/FAS: “브라질 4,470만 톤, 인도 3,530만 톤, 태국 1,030만 톤(모두 2025/26). 글로벌 생산·재고 증가 예상.”
용어 설명 및 맥락
– 원당 11호(#11): 뉴욕 ICE에 상장된 원당(정제 전) 선물의 대표 표준계약으로, 국제 설탕 가격의 핵심 벤치마크다.
– 백설탕 5호(#5):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 표준계약으로,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의 가격 지표로 활용된다.
– MMT: 백만 미터톤(Million Metric Tons)을 뜻하며, 1 MMT = 106 톤이다.
– 센터-사우스(Center-South): 브라질 사탕수수·설탕 생산의 핵심 벨트로, 세계 설탕 수급과 가격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 사탕수수 배분: 제당소가 수수 압착액을 설탕 생산과 에탄올 생산 중 어디에 얼마나 배분하는지를 의미하며, 이 비중 변화가 곧 설탕 공급량을 좌우한다.
시장 해설: 가격 변수와 체크포인트
이번 하락은 브라질 증산이라는 직격 요인에 더해, 인도 몬순 호조와 태국 생산 확대라는 아시아발 공급 완화 신호가 중첩되며 촉발됐다. 여기에 10월 상반월 브라질의 설탕 비중 상향(48.24%)이 확인되자, 단기적으로는 재고 축적 가속과 수출 증가 시나리오가 가격에 선반영됐다. 다만 중기 수급을 둘러싸고 ISO(적자)와 USDA(생산·재고 증가)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기관별 추정 방식과 표본 차이에 따른 수치 괴리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향후 가격의 방향성은 브라질 우기 강수에 따른 수확·로지스틱스 변수, 인도의 에탄올 전용 정책 및 수출쿼터, 태국의 수확 실적과 국제 운임·환율 등 실물·거시 요인의 결합에 좌우될 전망이다.
거래 측면에서는 최근 다년 신저점 부근에서 공급 충격 뉴스가 연속 반영된 만큼, 추가 하락 폭은 단기 뉴스 플로우에 민감해질 수 있다. 반면 수급이 실제 잉여로 귀결되는지(USDA 시나리오) 아니면 소폭 적자로 수렴하는지(ISO 시나리오)에 따라, 중기 가격 밴드는 다시 설정될 것이다. 브라질 설탕-에탄올 전환율, 인도 수출 물량(200만~400만 톤 범위), 태국 수확 진척은 향후 분기별 리스크 프리미엄을 결정할 핵심 체크포인트다.
주요 수치 한눈에 보기
– 뉴욕 원당 11호(SBH26): -0.43(-2.94%)
– 런던 백설탕 5호(SWZ25): -9.90(-2.34%)
– 브라질(Conab) 2025/26: 4,500만 톤(상향, 종전 4,450만 톤)
– 브라질(우니카) 10월 상반월: 248만4천 톤(전년비 +1.3%), 설탕 배분 48.24%
– 브라질 누적(2025/26, 10월 중순): 3,601만6천 톤(+0.9%)
– 인도(IMD) 몬순: 937.2mm(정상 대비 +8%, 5년래 최강)
– 인도(NFCSF) 2025/26: 3,490만 톤(+19%), 2024/25(ISMA): 2,620만 톤(-17.5%)
– 인도(수크덴): 에탄올 전용 400만 톤, 수출 최대 400만 톤 가능성
– 태국(TSMC) 2025/26: 1,050만 톤(+5%), OCSB 2024/25: 1,000만 톤(+14%)
– ISO 2025/26: -23만1천 톤 적자, 생산 1억8,060만 톤, 소비 1억8,080만 톤
– USDA 2025/26: 생산 1억8,931만8천 톤(+4.7%), 소비 1억7,792만1천 톤(+1.4%), 재고 4,118만8천 톤(+7.5%)
기사·공시 참고
본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아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어떠한 유가증권에도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문서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