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시황] 30일(현지 시각) 뉴욕 ICE 원당 3월물(#11, SBH26)은 전일 대비 -0.14센트(-0.97%) 하락한 채 마감하며 근월물 기준 5년 만의 최저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런던 ICE 백설탕 12월물(#5, SWZ25) 역시 -3.70달러(-0.89%) 떨어지며 4년 9개월 만의 저점을 새로 썼다.
2025년 10월 3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3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설탕 가격 배경에는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증산(增産)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브라질의 풍부한 사탕수수 수확량과 설탕 생산 확대가 가격 압박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UNICA)는 10월 1~15일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48만4,000톤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분쇄 비중 중 설탕용 비율은 48.24%로, 전년(47.33%)보다 확대됐다. 2025/26년 누적(4월~10월 중순) 기준 생산량도 3,601만6,000톤으로 0.9% 늘었다.
가격 하방 압력은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으로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그로(Datagro)는 브라질 센터-사우스의 2026/27 생산량이 4,400만 톤(+3.9% 전년비)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 리서치 회사 BMI 그룹도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잉여분이 1,05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고, 코브리그 애널리틱스 역시 비슷한 시점에 410만 톤의 잉여를 예상했다.
인도ㆍ태국發 공급 확대 시나리오
인도에서는 강우량 호조가 대규모 증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9월 30일까지 누적 몬순 강수량은 937.2mm로 평년 대비 8% 초과해 최근 5년 중 가장 강력한 몬순으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생산량이 3,490만 톤(+19% y/y)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인도 설탕제조협회(ISMA)가 추산한 2024/25년 생산량(2,620만 톤·5년 최저) 대비 큰 폭의 반등이다.
시장에서는 인도가 에탄올 전환 물량을 줄이고, 최대 400만 톤을 수출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제 원당 트레이더 수크덴(Sucden)은 2025/26 시즌 인도의 에탄올 전환량을 400만 톤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설탕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태국 역시 증산 기류가 뚜렷하다. 태국설탕공업협회(TSMC)는 2025/26년 생산량을 1,050만 톤(+5% y/y)으로 예측했으며,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2024/25년 실제 생산량이 1,000만 톤(+14% y/y)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물량 확대 시 국제 가격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국제 기관들의 상반된 수급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에서 2025/26 시즌 6년 연속 글로벌 공급 부족을 예상하되, -23만1,000톤으로 직전 시즌(-488만 톤) 대비 적자 폭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ISO는 2025/26년 세계 생산량을 1억8,060만 톤(+3.3% y/y), 소비량을 1억8,080만 톤(+0.3% y/y)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사상 최대 생산량 1억8,931만8,000톤(+4.7% y/y)과 소비량 1억7,792만1,000톤(+1.4% y/y)을 각각 전망하며, 재고(엔딩 스톡) 증가 폭을 +7.5%로 제시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으로 모두 신기록 또는 고점을 예상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의 기계화·효율화, 아시아 지역의 우호적인 기후가 결합하면서 당분간 공급 우위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용어 및 시장 구조 설명
원당 #11은 정제 전 상태의 원당(Raw Sugar)을 뉴욕 ICE 선물시장 코드(번호 11)로 거래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백설탕 #5는 런던 ICE에서 정제(화이트) 설탕을 거래할 때 사용하는 선물 계약 코드다. 일반적으로 원당 #11 계약 가격이 글로벌 설탕 시황의 표준 지표로 활용되며, 백설탕 #5는 정제 비용·프리미엄 등을 반영해 보다 소비시장에 근접한 가격으로 평가된다.
사탕수수 분쇄 시 설탕용 비율은 사탕수수 주스를 설탕 결정화에 투입한 비율을 뜻한다. 비율이 높아지면 생물연료용 에탄올 생산보다 설탕 생산이 우선시된다는 의미다.
기자의 시각 및 전망
최근 국제 설탕 시장은 단기 과잉 공급과 중장기 수요 증대라는 상충 요인이 교차하고 있다. 필자가 취재한 다수 트레이더는 “2025년 말까지 18센트(파운드당)대 지지가 무너질 경우 투기성 매도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2026년 이후 아시아·아프리카의 인구 및 소득 증가, 바이오연료 정책 강화가 수급 균형을 다시 타이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한다.
결론적으로, 단기 가격 압박은 피하기 어려우나, 구조적 수요 팽창 가능성을 감안할 때 중장기 저점 매수 전략을 고려해 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투자자는 각국 정책(에탄올 혼합 비율·수출쿼터)과 기후 변수(엘니뇨·라니냐 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