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생산 확대 영향으로 국제 설탕 선물가격 하락 압력

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1주일 만에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1일(현지 시각) 뉴욕 ICE 원당 10월물(종목명: NY world sugar #11)은 전일 대비 1.04% 하락한 1파운드당 0.17센트 하락해 1주일 최저가로 마감했고,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London ICE white sugar #5)도 0.60% 내린 톤(t)당 2.80달러 하락해 3.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가격 압력의 주된 배경은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설탕 생산량 급증이다.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Unica)가 전날 공개한 자료에서 7월 상반기 브라질 센터·사우스 지역 설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340만 톤(MMT)으로 집계됐다.

Unica는 “올해 들어 사탕수수의 54%가 에탄올이 아닌 설탕 생산에 투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50%)보다 전환 비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곧 글로벌 공급 증가 기대를 자극해 가격을 압박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atagro는 “건조한 날씨가 사탕수수 수확·파종에 호조건을 제공해 브라질 설탕공장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설탕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외에도 인도발(發) 공급 확대 우려가 매도 심리를 키웠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오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생산연도에 현지 설탕기업의 수출 재개를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인도 기상청(IMD)은 7월 27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440.1mm로 평년 대비 8% 많다고 발표했으며, 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은 2025/26년 200만 톤 수출 허가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합(NFCSF)은 6월 2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보다 19% 증가한 3,500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급반등하는 셈이다.


가격 추세와 수급 전망

설탕 선물가격은 지난 4개월 동안 지속적인 약세를 보였다. 뉴욕 원당은 6월 중 4년 3개월 만의 최저가를, 런던 백설탕은 4년 만의 최저가를 각각 기록했다. 국제 원자재 트레이더 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 시즌 세계 설탕 공급이 750만 톤 흑자(공급 과잉)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지난 8년 중 최대 규모의 잉여를 예상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글로벌 2025/26 생산량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사상 최대 1억 8,931만 8,000톤, 최종 재고를 7.5% 늘어난 4,118만 8,000톤으로 내다봤다.

다만 급락한 가격이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은 단기 지지 요인으로 거론된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을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코카콜라사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콘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로 인해 미국 설탕 소비가 현행 1,100만 톤에서 4.4% 증가한 1,150만 톤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브라질 생산 감소 소식도 혼재돼 있다. Unica는 7월 중순까지 누적 2025/26 브라질 센터·사우스 설탕 생산량이 9.2% 감소한 1,565만 5,000톤이라고 밝혔다. 또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지난달 발표에서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가뭄과 폭염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어 3.4% 감소한 4,411만 8,000톤이라고 추산했다.

태국도 변수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ffice of the Cane and Sugar Board)는 5월 2일 발표에서 2024/25 태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설탕기구(ISO) 수급 전망에 따르면, 5월 15일 수정치 기준 2024/25 글로벌 설탕 수급은 547만 톤 적자로 9년 만의 최대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이는 2023/24 시즌 131만 톤 공급 과잉에서 시장이 다시 타이트해진다는 의미다.


용어 해설 및 시장 구조

NY world sugar #11은 뉴욕 ICE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당(raw sugar) 선물의 대표 종목 번호다. 주로 무역업체·제조업체가 가격 변동 위험을 헤지할 때 활용한다. London ICE white sugar #5는 정제 설탕(백설탕) 선물로, 유럽·아시아 시장의 기준 가격 역할을 한다.

Unica는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로, 브라질 전체 사탕수수 생산량의 50% 이상을 대표한다. DatagroCzarnikow는 각각 브라질 기반·영국 기반의 농산물 컨설팅 전문기관이며, Conab는 브라질 농업·공급 예측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이다.


기자 시각·전문가 분석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 회복→수출 확대’ 가능성이 구체화되는 한편, 중국·미국 등 주요 소비국의 수요 확대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2025년 하반기 설탕시장은 공급 과잉 vs 소비 회복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수확 속도가 가격을 좌우하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ISO가 제시한 적자 구조 전환 여부와 아시아 몬순 패턴 변화가 핵심 변수다. 특히 인도가 수출 재개 시점을 확정하고 수출쿼터를 구체화할 경우 가격 박스권 하단이 한 단계 더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미주 지역에서 고과당 콘시럽 대체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설탕 소비 탄력성이 기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 소비 트렌드 변화가 장기적으로 설탕 수급 균형을 재조정할 수 있는 만큼, 업계는 소비자 행태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다.


※ 본 기사에서 언급된 모든 정보는 투자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기사 작성일 기준 필자(Rich Asplund)는 관련 종목에 직·간접적 투자 포지션이 없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