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생산 확대 기대에 국제 설탕 선물가격 하락

국제 설탕 시장이 다시 한 번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10월물 원당(세계 #11)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68% 내린 0.45센트 하락한 파운드당 16.33센트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의 10월물 백설탕(#5) 선물도 -2.77% 떨어진 495.60달러(톤당)로 장을 마쳤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의 약세 배경에는 브라질의 생산 확대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현지 농업 컨설팅업체 데이터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브라질 설탕 공장들이 사탕수수 압착(crush)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수익성이 높은 설탕 생산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리그(Covrig)는 이번 달 상반기 동안 브라질 중남부 지역 공장들이 가용 사탕수수의 54%를 압착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통해 약 320만 톤(MMT)의 설탕이 추가로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3개월 동안 뉴욕 원당 가격은 4.25년 만의 최저치까지 밀렸고, 런던 백설탕도 4년 만의 바닥권을 기록했다. 6월 30일, 국제 원자재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750만 톤 초과 공급(서플러스)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8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미 농무부(USDA)의 5월 22일 반기 보고서 역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만8천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예측했다.

“생산이 늘어나더라도 소비 증가 속도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면 가격 압박이 불가피하다.” — 시카고 소재 상품 전문 애널리스트

그러나 수요 측 변수가 가격 반등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주 뉴욕 원당은 한때 1.5개월 만의 고점을, 런던 백설탕은 1.75개월 만의 고점을 각각 찍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435% 폭증한 42만 톤을 기록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카콜라가 앞으로 자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 대신 케인슈거(cane sugar)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 내 연간 설탕 소비가 4.4% 증가할 수 있다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추정치가 나온 점이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다만 브라질 생산 감소 신호와 상충되는 데이터도 존재한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유니카, Unica)는 6월까지 2025/26 누적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3% 줄어든 1224만9천 톤이라고 발표했다. 또 브라질 정부 산하 농작물 전망기관 코납(Conab)은 2024/25 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이 가뭄과 폭염 탓에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8천 톤에 그쳤다고 밝혔다.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의 전망은 약세 요인이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은 2025/26 시즌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3천5백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인도설탕공장협회(ISMA)가 추정한 2024/25 시즌 2620만 톤(5년 만의 최저) 대비 반등 폭이 크다는 의미다. ISMA는 10월 1일~5월 15일 누적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 톤이었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인도 기상청(IMD)은 몬순(6~9월) 동안 평년 이상 강수를 예보하며, 6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고 7월 역시 비가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분한 수분은 사탕수수 수확량 증대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공급 증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공급 확대를 예고한다.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2024/25 시즌 설탕 생산이 전년보다 +14% 증가한 1천만 톤이라고 보고했다. 태국은 세계 2위 설탕 수출국이기도 하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톤으로 상향 조정하며 9년 만에 최대 적자를 예상했다. 다만 2023/24 시즌에는 131만 톤의 잉여가 있었다. ISO는 2024/25 글로벌 생산 전망치를 1억7480만 톤으로 70만 톤 하향했다.

이와 달리 USDA는 2025/26 시즌 생산·소비·재고 모두 사상 최대를 전망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 생산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4470만 톤, 인도는 +25% 증가한 3530만 톤,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 해설: ‘#11 원당’·’#5 백설탕’이란?

국제설탕시장에서 거래되는 #11 원당은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파운드(lb)당 센트 단위로 거래되는 정제가 되지 않은 사탕수수 원당을 말한다. 반면 #5 백설탕은 런던 ICE에서 톤(t)당 달러로 거래되는 정제(백설탕) 계약이다. 두 계약은 생산·소비 지역, 통화 단위, 인도 조건 등이 달라 가격차와 변동성을 분석할 때 함께 살피는 지표로 활용된다.

향후 전망 및 기자 의견

브라질의 단기 수확 가속이 3분기까지 가격을 계속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ISO가 지적하듯 2024/25 시즌 공급 부족이 확대될 경우 단기 저가 매수 수요가 늘어 조정폭이 제한될 수 있다. 엘니뇨·라니냐 등 기후 변수, 주요국 정책(예: 인도 수출제한, 태국 보조금) 역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요인이므로,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헤지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본 기사는 투자 자문이 아니며, 기사에 언급된 모든 수치와 전망은 원문 자료를 기반으로 한 번역·해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