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원당 #11)·런던(백설탕 #5) 선물시장에서 설탕 가격이 21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장은 브라질의 생산 확대 전망을 주된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2025년 7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 #11(SBV25)은 전장 대비 -0.45센트(-2.68%) 하락한 16.36센트/파운드로 장을 마쳤다. 같은 월물 런던 ICE 백설탕 #5(SWV25)도 -13.50달러(-2.77%) 밀린 473.00달러/톤에 거래를 마감했다.
브라질 민간 분석기관 데이터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가 사탕수수 수확·압착을 가속화해 설탕 수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그로는 브라질 설탕 공장들이 에탄올보다 수익성이 높은 설탕 생산으로 압착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사 코브리그(Covrig) 역시 7월 상반기 브라질 센터·사우스(CS) 지역에서 가용 사탕수수의 54%가 설탕 생산에 투입돼 약 320만 톤(MMT)의 설탕이 추가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3개월째 이어지는 가격 약세…역대 최대 공급 과잉 가능성
지난 3개월 동안 설탕 가격은 지속적으로 후퇴했다. 뉴욕 원당 가격은 이달 초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로, 런던 백설탕 가격은 거의 4년 만의 저점으로 각각 추락했다. 6월 30일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Czarnikow)는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잉여가 750만 톤에 달해 8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사상 최고치 1억 8,931만 8,000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기말 재고는 7.5% 늘어난 4,118만 8,000톤으로 제시됐다. 이는 수급 완화에 따른 가격 하방 압력을 시사한다.
수요 회복 신호도 존재…中·美 소비 확대 기대
다만 지난주 후반 일시적으로 반등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뉴욕 원당은 1.5개월, 런던 백설탕은 1.75개월 만에 고점을 찍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을 기록하며 수요 개선 기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 유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결정이 미국 설탕 소비를 현행 연 1,100만 톤에서 4.4% 증가한 1,150만 톤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생산 감소 통계 vs. 단기 증산 전망
시장에는 상반된 통계도 공존한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 우니카(Unica)는 6월까지 집계된 2025/26 마케팅연도 CS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1,224만 9,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질 국영 작황 예측기관 코나브(Conab)도 2024/25년 설탕 생산이 가뭄과 고온으로 3.4% 줄어든 4,411만 8,000톤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데이터그로·코브리그의 최신 전망처럼 건조한 날씨가 되레 수확·압착 속도를 높이고 설탕 전환 비율을 끌어올릴 경우 단기 공급 증가는 불가피하다. 이는 선물시장에서 ‘단기 베어플랫닝(short-term bear-flattening)’을 유발해 근월물이 특히 약세를 보이는 현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인도·태국의 회복세가 하방 압력 키워
세계 2위 생산국 인도도 공급 확대 요인이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합회는 6월 2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급반등하는 흐름이다. 인도 기상청(IMD)은 6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은 ‘우기(몬순)’ 초과 강우를 기록했으며, 7월도 비슷한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5월 2일 발표에서 2024/25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 톤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설탕 수출국이기 때문에 국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국제기구·USDA 전망 엇갈려…종합적 시사점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년도 전 세계 설탕 공급 부족을 547만 톤(9년 만의 최대)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유엔 기관·민간기관 전망치 대부분은 2025/26년 대규모 잉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생산 증대로 인한 구조적 공급 과잉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단기적으로는 기상 변수와 주요 수입국의 재고 관리 정책이 가격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용어·지표 해설초보 투자자를 위한 부연
원당 #11은 뉴욕 ICE에 상장된 원당(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당) 근월물 선물을 지칭한다. 백설탕 #5는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이다. Crush(압착)는 수확한 사탕수수를 공장으로 옮겨 즙을 짜는 공정을 의미하며, 주로 에탄올(연료)과 설탕 중 어느 쪽으로 가공할지 비율 조정이 가능하다. MMT는 Million Metric Ton(백만 톤)의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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